"KBS, 수신료 올리려 일부러 적자?"
국회 예산정책처 보고서 불경기에 광고전망 16%나 올려잡아 예산 과다편성 탓에 636억 최대적자 입력 : 2005.03.29 18:37 51' / 수정 : 2005.03.30 08:25 53'
KBS가 작년에 사상 최대인 630여억원 적자를 낸 것은 잘못된 예산 편성 때문이라고
국회 예산정책처가 29일 지적했다. 경기(景氣)와 동떨어지게 수입을 낸다고 보고 거기
맞춰 지출하다 보니 ‘구멍’이 커졌다는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이날 한나라당 박형준(朴亨埈) 의원의 의뢰로 작성한 ‘KBS의 적자 타당성 분석’이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KBS는 2004년 광고 수입을 7841억원으로 예상해 예산을 짰다. 2003년 실제 광고수입 6782억원보다 1059억원 늘려잡은 수치다. 하지만 예산정책처는 이를 “과다 편성”이라고 했고, “이것이 지출 한도를 증가시켜 적자의 직접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기준으로 삼은 것을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KBS의 시장점유율은 2002년 27%였다가 2003년엔 25.6%로 떨어졌다. 방송 3사 중 유독 KBS만 2004년 광고시장 전망을 밝게 본 것도 눈길을 끈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방송 3사의 광고영업을 대행하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는 2004년 전체 방송광고시장 예상치를 2003년보다 900억원 줄어든 2조5500억원, KBS의 경우는 6522억원으로 추정했다. 2003년 광고수입이 1조166억원이던 MBC도 2004년에는 1조원으로 목표를 낮춰 잡았다.
자구노력을 했다”며 판매비와 관리비 절감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예산정책처는 “제작비 집행률은 흑자이던 2003년보다 오히려 높아졌다”며 “과학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KBS의 방송제작비는 5846억원(2003년)→6589억원(2004년)으로 늘었고, 계획에 비해 실제 집행한 비율도 92%(2003년)→96%(2004년)로 올라갔다. 예산정책처는 “판매비와 관리비가 준 것은 절감 노력보다는 매출이 줄면서 수수료가 준 것”이라고 보았다.
“KBS 경영진이 수신료를 올리기 위해 일부러 적자를 묵인한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KBS의 수신료 수입은 5134억원으로 2003년보다 137억원 늘었다. 조수철 KBS 예산팀장은 “작년 광고수입 전망을 짤 때 경제성장률과 올림픽 특수를 감안했다”며 “보수적으로 보는 회사도 있겠지만 우리는 해 보겠다는 의욕을 반영해 높게 잡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