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장희한
마음 한번 바꾸기가 그렇게 어렵더란 말인가
훌훌 털고 나니 이렇게 가벼운 것을
왜 자꾸만 위로만 바라보았는지
있는 것 다 털어내고 시골길에 접어드니
이름 모를 새가 나를 반기네
밀짚모자에 호미를 들었으니 영락없는 허수아비지
비가 오니 답답한가 눈이 오니 걱정인가
비 오면 삿갓 쓰고 눈이 오면 아궁이에 불 지피고
채 전 밭을 가꾸어서니 배가 고플까
한 바구니 따 하나는 아들 주고 하나는 딸에게 보내고
등불을 켜고 보니 아내는 왜 그리 예쁘게 보이는지
주름진 얼굴이 곱구나
한 끼니 건너뛰면 어떤가?
나물 먹고 물 마시고 조이 밥에 된장이면 너끈한데
평상에 누워 하늘을 보니 별들이 다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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