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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모 문학방

바람

작성자청천장희한|작성시간22.10.13|조회수16 목록 댓글 1

바람

 

장희한

 

해 질 녘

나는 바람을 바람이라 한 적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연히 꽃잎이 떨어져 내게 왔던 것이다

아직 혈혼이 채 식지 않아 화문이 선명하고 아름다워

책 속에 넣어 두었던 것이다

 

세월이 얼마쯤 지나고 난 뒤

책을 열어보니 책장에 물이 발갛게 들어 있었던 것이다

사실 꽃잎을 책 속에 넣을 때는 물이 들 것을

염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책 속 깊이 물이 들 줄은 몰랐다

 

입술을 깨물며 지우려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바람이란 것

한때 스치고 지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스칠 때 마다 저려 오는 아픔

바람이 바람을 끌어당겨 울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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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곡우 조순배 | 작성시간 22.10.13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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