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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모 문학방

고향(故鄕)에서 김장을 하고

작성자▒ 飛龍 ▒|작성시간22.11.20|조회수61 목록 댓글 2

고향(故鄕)에서 김장을 하고

 

 

 

고향(故鄕)에 온 가족들이 모이는 경우는 명절(名節)뿐이 아니라

초겨울의 문턱이 오면 연례행사(年例行事)로 여겨지는 것이 있다

다름이 아닌 김장을 하는 일이다

추운 겨울 동안에 먹을 주식(主食)이라면 당연히 김치가 으뜸으로

꼽을 정도이니 매우 귀중(貴重)하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조상(祖上)님께 제사(祭事)를 지내는 풍습은 점차

사라진다 해도 김장을 하는 일은 당분간 오래 지속(持續)될지 모른 다

아내가 나한테 한 달 전부터 시골에서 김장한다며 날짜를 정해놓고는

다른 약속(約束)을 못잡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그 날짜에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해서 전철(電鐵)의 첫차를

타니 이미 많은 승객들이 보인다

이뿐이 아니라 어둠이 사라지는 무렵 영등포 역(永登浦 驛)에도 많은

인파(人波)들이 북새통을 이룬 다

오랜만에 새마을호 열차(列車)를 타고 보니 마치 추억(追憶)을 쌓듯이

기분(氣分)이 사뭇 다르다

2시간만에 영동 역(永同 驛)에 도착해서 집으로 가는 도중에 같은

도로(道路)가 낯선 풍경(風景)으로 여겨진다

9순의 아버지 얼굴도 하루가 다르게 다라지는 모습에 마음이 너무나

안쓰럽기만 하다

 

해마다 김장을 하는것을  보게되지만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도비싼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바쁜 일손이다

女子들이 김장을 하기위해 많은 준비를 하는 것을 보면서 올해부터는

힘든 것을 도와주기로 마음먹었다

오랜만에 한곳에 모인 동생들도 함께 김장을 하면서 일손을 도우니까

짧은 시간에 끝나게 되니 마음이 편하기만하다

저녁에 온 가족이 모여앉아 고기를 구워 김치로 막걸리 한잔하니까

고향(故鄕)이 이렇게 좋은 것이 실감나게 만든 다

 

 

일요일에 승용차에 김치를 싣고 귀경(歸京)하면서 우연하게 잠바의

팔꿈치를 보니 고춧가루가 묻은 게 보인다

내가 열심히 도와준 덕분(德分)보다 겨울 동안 먹을 양식(糧食)이 뭔지

실감이 간다

김치를 김치 냉장고에 한가득 넣고 보니 뭔가 배부른 느낌이 들어서

근심 걱정이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내년부터 올해처럼 김장을 담는다면 아무리 소중한 선약(先約)이 있더라도

취소(取消)를 하고 일손을 도와주고 싶다

나더러  동생들이 저마다 한마디가

올해는 사위를 보고 장인(丈人)이 되더니 사람이 달라졌다고 한다

사실 작년까지만 해도 김장을 한다면 모른척 했다 ..... 飛龍 /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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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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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곡우 조순배 | 작성시간 22.11.23 좋은자료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 飛龍 ▒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1.24 행복한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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