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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모 문학방

사랑 많은 이 세상 (시2편)

작성자박유동|작성시간23.01.01|조회수21 목록 댓글 0

사랑 많은 이 세상

고로 박유동

 

내가 투석실로 실려 나가면서

병실 유리창 밖 파란 하늘을 보았다

어찌하여 이 하늘 아래서

나의 인생이 이렇게 허무하냐

투석하면 죽는 줄 아는 나로서는

앞이 캄캄 눈물이 앞섰다

 

내가 투석 끝내고 병실로 돌아오니

유리창 밖에는 첫눈이 꽃처럼 날렸는데

하나님이 나의 병 투석을 축하하나 싶었다

나의 신장이 내 몸에 독소를 배출 못하고

투석기가 대신 걸러낸다니

나도 한 몇 년 90 넘게 살 것 아니냐

 

내가 한잠을 자고 눈을 떠 보니

창턱에 쌓였든 눈은 벌써 녹아 없고

하늘에는 양떼처럼 구름이 가득 몰렸는데

구름 사이로 태양이 쨍쨍 빛났었다

밤에는 별도 찬란할 영생하는 천국

그래도 나는 사랑 많은 이 세상에 오래 살리라.

-20221225

간호사

고로 박유동

 

내가 입원차로 42병실로 올라오니

긴 복도 중간에는 간호실이 있고

간호사들이 분주히 뛰어다녔다

약차를 밀고 휠체어를 밀고

더러는 환자가 누운 침대차도 밀고

 

내가 병실에 들어서니

간호사들이 한창 치료하고 있었다

뼈만 앙상한 죽은 듯 누운 환자를

서슴없이 만지고 다독이고 있었는데

나는 그만 눈물이 핑 돌었다

 

가나한 나라의 부강을 위해

서독에 파견한 간호사들이 저랬으리라

하나같이 똑 같은 이십대 꽃다운 간호사

애국에 넘쳐 열성을 다 하고 있으니

나는 애서 흐느끼는 눈물을 감추려 돌아섰다.

-20221225

 

*국민의 건강을 위해 주야로 바쁘신 42호 투석 병동

김용균의료진과 간호사에게 삼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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