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커피숍의 여 사장(女 社長)님
서울에 체감온도가 26도라는 한파(寒波)가 몰아친
어느 날 출근길이었다
하필이면 그날 늦잠이 들어서 늦게 일어나 면도도
하지 못하고 세면(洗面)만 하고 집을 나온 것이다
출근 전에 욕실(浴室)에서 볼일도 제대로 못 보고
나온 탓에 급한 생리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주변에 건물(建物)마다 들어가 봐도 화장실(化粧室)은
전부 자물통으로 채워진 게 아닌 가?
밑으로 내려와보니 어느 커피숍이 보여서 가보니까
안에는 불이 켜져있었다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들어가 보니 주인(主人)으로
보이는 어느 중년의 여성(女性)이 이른 아침 시간에
청소(淸掃)를 하고 있었다
내가
(사장 님 제가 화장실이 급한데요)
하니까 그 사장은 눈치를 채고는 화장실로 안내(案內)를
하고 나갔다
내가 화장실(化粧室)에서 볼일을 보는데 밖에서 소리가
들린다
(밖에 휴지 갖다 놓았습니다)
생리현상을 해결하고는 커피숍 문을 열고서 사장님보고
퇴근길에 들린다고 인사(人事)하고는 나왔다
그 며칠 동안 퇴근 시간이 늦어 들리지 못하게 되어서
주말(週末)에 걷기운동을 하면서 귀가(歸家)하는 도중에
그 앞을 지나며 커피숍에 들렸다
그 사장님 얼굴 보고는
(안녕하세요)
인사(人事)를 했더니 내 얼굴을 알아보는 것이다
며칠 전에는 추위속에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했었고
오늘은 모두 벗고서 들어갔는데도 말이다
내가 뭔가 보답(報答)을 한다는 마음으로 테이블에 앉아
커피 한잔을 시켜 마시면서 잠시 생각에 잠겨보게 된다
그리고 그 사장님이 주방(廚房)쪽에서 허리를 구부린 채
무엇인가 열심히 일하는 모습도 보게 되었다
험한 세상(世上)을 살아가면서 어떠한 사람이 되면 좋겠는지
다짐을 해보게 만든 다
커피를 다 마시고 주방 쪽에 가서 사장님 보고 얼마냐고
물으니까 3천5백원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갑에서 만 원짜리 꺼내 주면서 잔돈을 받는 게
문제(問題)가 아니었다
보답(報答)의 의미로 미소(微少)를 짓고는 출입문을 열고
나오니 내 자신(自身)도 좋기도 하다 ..... 飛龍 / 南 周 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