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누나가 있다면
내가 살고있는 부근에 연세가 팔순이 넘은 어느 할머니가
홀로 살고 계신다
그런데 자식(子息)들이 있다지만 얼굴 한번을 본적이 없다.
내가 할머니한테 자식들 이야기하니 재산(財産)이 없어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그저 명절에만 찾아온다고 한다.
그 할머니도 방 한 칸에 월세(月貰)로 살고 계시지만
인정(人情)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매일마다 노인들이
북적거린다.
어떻게 보면 불편한 자식들보다 차라리 할머니 혼자 계시는
월세방이 더 편한지도 모른 다
그런데 수시로 그 할머니 집을 찾아오시는 할아버지 한 분이
계시는 것이다.
알고보니 동생이 누나 집에 시간이 있을때 마다 찾아와
불과 몇시간을 보내며 이야기를 나누고는 가시는것 이다.
6,25때 월남(越南)을 했다니 고향은 이북인가 본데 집안이 없는
단둘의 남매(男妹)라서 고생도 많이 하신 것 같다.
할머니가 가진 것 없어도 동생이 오면 뭔가 한가지라도 보따리에
싸주고 싶은 게 누나의 사랑이란 여기에서 나오는가 보다
자식들이 많은 집안을 보면 첫째가 장남(長男)인 경우도 있지만
장녀(長女)인 경우가 많다고 본다
누나!
두 글자란 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포근한 기분이 든다.
귀여운 동생이라고 요구를 들어주는 누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해본다.
그렇다고 반드시 의지하는 마음이 아니라 남매(男妹)간의 사랑속에
뿌듯한 누님의 고운 손길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말이다.
나는 5남매(3男2女)중에 장남(長男)으로 제일먼저 태어나다 보니까
형님보다 누나가 있다면 좋겠다
그렇지 않으면 무뚜둑한 형님 사이에 인정(人情)이 아주 넘치는
형수(兄嫂)님이 말이다.
누나가 있는 집은 어릴 적에 아래위로 싸우며 성장을 하고 나면
결혼과 동시에 매형, 혹은 자형이 새로운 식구로 들어온다.
나는 누나가 있는 집을 보면 처남과 매형(妹兄), 자형(姊兄)이
친구가 되어주는 것은 생각도 못할망정 나이가 조금 많은
여성들이 친근감 있게 너무나 잘해주면 누님으로 삼고싶다.
때론 식당에서 나에게 소주 한잔이라도 따라주면서
"세상에 살며 어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는 마음 따뜻한
연상의 여인(女人)이 있으면 좋겠다.
내가 무엇을 잘못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利解)를 해주는
마음 따뜻한 누나가 그립게 만드는 것은
예전이나 나이 들어가는 지금이나 생각이 같기 대문이다
누나가 그리웁고 ...... 飛龍 / 南 周 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