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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月의 춘향(春香)

작성자▒ 飛龍 ▒|작성시간23.02.28|조회수23 목록 댓글 0

3月의 춘향(春香)

 

 

3月달이 되면

만물(萬物)이 소생(蘇生)한다는 이야기만 들어도

어느 때보다 흐뭇한 기분(氣分)이 든다

집 앞의 공원(公園)에 벚꽃 나무를 바라보니 긴 겨울에

동면(冬眠)의 세계에서 깨어나 꽃잎을 틔우려고 몸가짐을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새로운 한달 속의 3월이라면

절기상으로 겨우 잠을 잤던 개구리도 기지개를 켜고서

나온다는 경칩(驚蟄)에

밤과 낮이 같아진다는 춘분(春分)이 오기 때문이다.

 

 

겨울 끝자락에 바람이 분주(奔走)하게 들락거리며

봄 냄새를 실어 나르는 것이 자연(自然)의 신비(神祕)가

안겨주는 모습이 얼마나 좋은지 너무나 실감 나게 만든다.

지난겨울은

어느 해보다 다르게 느낀 것은 별로 큰 추위가 없었던

덕분에 서민(庶民)들이 일하기 좋은 계절을 보냈다.

내가 따뜻한 봄 날씨를 좋아하는 것은 무겁고 만만찮은

세월(歲月)을 말해주는 것 같다.

봄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웃음을 자아나 게 만드니

시(詩) 하나가 그리워지게 만든다.

 

- 봄 -

 

쓸쓸한 바람은 불고

온 산에 농부의 한탄이

붉게 피어나는 계절

봄.

봄에 희망이 피어난다

봄에 웃음이 피어난다

그곳에 절망이 피고

가슴을 여미는 아픔도 피어난다

 

 

온 들이 푸른 물결을 일으킨다

손이 가기 전에 쟁기의 아픈 날을

맞이하는

잡초가 되지 못함을 아파하는

푸른 파도가 인다

이제 하늘도 잿빛

지각을 뚫고 일어서는 콘크리트처럼

온 하늘이 검어 온다

 

기다려

온땅이 하얀

그 시절이 오면

이 아픔의 아우성도 사라지니

동짓달의 삭풍이 더 따스한 세상이여

 

 

 

봄은 남도(南道)에서 이곳 서울에도 서서히 찾아오지만

이른 아침에 겨울철과 다른 것이라면 같은 시간(時間)인데도

창문이 훤해지니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계절이 처음 시작되는 봄

이것이 더욱 그립게 만들며 봄바람과 봄 햇살 속에 세상의

모든 풀과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잎을 피운다.

나무가 살을 델 것 같은 추운 겨울을 견딘 실가지 끝에서

피어나는 꽃과 잎은 경이로움, 설렘 고마움 그 자체(自體)다.

새롭게 맞이하는 봄을 빨리 만끽하고 싶은 것은

새로운 희망(希望)과 웃음을 더불어 함께 하고 싶기 때문이다

3月의 춘향(春香) ..... 飛龍 /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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