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 박사모 문학방

노랑입 아기 제비

작성자홍종흡|작성시간23.07.22|조회수14 목록 댓글 2

 

노랑입 아기 제비                       -홍종흡-

 

더위 식히려 대청마루에 눕는 영감

어느새 손님들이 날아 들어와

빙글빙글 돌며 재잘재잘 묻는다

<할배~! 대들보에 집 지어도 돼요~?>

기다리던 남쪽 아이들의 반가운 소리

 

여인처럼 예쁘게 보이는 물 찬 제비

곱게 빗어 내린 깜장머리에

총명한 눈매ㅡ 야무진 입술이며

반질반질 잘 다려 입은 저고리에

단정하게 가슴 동여맨 하얀 치마까지도

 

<그래~ 집 지어도 좋다> 손 들어주면

제비 부부는 대들보에 앉아 살펴본 후

진흙을 물어와 집을 짓기 시작하길

며칠 후ㅡ조각배 닮은 집을 지어놓고는

신혼처럼 들어앉아 밑을 내려다본다

 

마루에 아기똥이 떨어지지 않게

제비집 밑에 널판지를 대주는 영감

잊은 듯 한 보름 지나니 참 시끄럽다

아가들이 노랑 입 벌려 어미에게 졸라댄다

<엄마~! 큰딸 장미란 여기 있어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지는 즐거운 아침

홍영감이 활짝 웃으며 부탁 한마디 한다

<가짜 박씨는 여기도 많아, 그냥 와도 되니

어서어서 자라 내년에도 꼭 찾아오렴~! 

노래 잘하는 윤정이도 꼭 데려와야 돼~!>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 飛龍 ▒ | 작성시간 23.07.22 제비

    너무나 좋은 글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홍종흡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9.15 답글이 늦어 죄송합니다.
    이제부터는 자주자주 들여다보고
    답글 드리겠습니다.

    항상 행복한 날 되시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요즘 변종 코로나에 감염되어 고생 좀 하고있습니다.
    치료약이 없어 독감약으로 대신하니 완쾌에 시간이 걸리는군요.

    평안하세요. 비룡 수필가 님 ㅡ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