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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의 계절(季節)인 가을에

작성자▒ 飛龍 ▒|작성시간23.10.25|조회수22 목록 댓글 0

떡국의 계절(季節)인 가을에

 

 

절기상으로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지난 오늘

점심시간의 일이다

뷔페식당이라 자율 급식이지만 오늘의 메뉴를 보니까

돼지고기 수육에 상추가 눈길을 끈다

식판에 밥과 상추와 고기를 담고 국을 가지러 주방으로

가보니까 내가 좋아하는 떡국이 나온 것이다

떡국 한 그릇을 들고 식탁에 와서 앉으니 어느 때보다

푸짐해 보인다

 

 

오곡밥이나 돼지고기 수육보다 떡국에 숟가락이 먼저 가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겨울철의 별미(別味)라서 그런가 보다

식탁(食卓)에서 떡국을 먹으며 창밖을 내다보니 잠시나마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예전 같으면 아침에 서리가 내렸을 텐데 전형적인 날씨가

너무나 좋기만 하다

떡국 한 그릇을 비우고 주방에 가서 반 그릇을 더 갖다먹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밥과 돼지고기 수육은 제쳐두고 떡국 반그릇을 더 먹고나니

배가 부른 것이다

 

 

식탁(食卓)의 주변엔 대부분 밥과 상추쌈에 고기를 먹는데

떡국 한 그릇에 더 먹은 사람은 내 혼자가 아닌가 싶다

밥과 돼지고기 수육은 젓가락질도 안 했는데 짬밥통에 버려야

될 것 같아 잠시 기다렸다

마침 카운터에 여사장(女社長)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식판을

들고 주방으로 가는 도중에 아줌마들 눈치를 살폈다

주방에서 서로 바쁜 틈을 이용해 얼른 밥과 고기를 짬밥통에

버린 것이다

내 자신이 마치 죄(罪)를 지은 죄인(罪人)처럼 보여지는 순간이

들기도 한다

 

 

 

예로부터 사람이 먹는 귀중한 음식(飮食)을 버리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들어 왔는데 죄책감(罪責感)이 드는 하루였다

이제 찬바람이 불면 계절(季節)에 따라 음식(飮食)도 달라지게

되지만 겨울의 별미(別味)라면 떡국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겨울이 되면 출근 시에 푹 퍼진 차가운 떡국일지라도 먹고서

나서게 된다

혹시 대로변의 식당가(食堂街)에 떡국을 해주는 곳이 있으면

잘 들어간다

오늘 밤 베란다를 바라보니 묵은쌀 포대가 뒹굴고 있는 것이

보인다

기회봐서 가래떡을 빼가지고 하루 3끼를 떡국으로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떡국의 계절(季節)인 가을에 ...... 飛龍 /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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