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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在京) 초등학교 송년(送年)모임에

작성자▒ 飛龍 ▒|작성시간23.12.09|조회수36 목록 댓글 0

재경(在京) 초등학교 송년(送年)모임에

 

 

 

어둡던 밤이 밝아오거나 동녘에서 붉은 태양(太陽)이

떠 오를 때 바라보면 너무나 신선하고 상쾌한 마음을

안겨준다

또한 하루의 태양(太陽)이 저무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면

너무나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런데 한 해가 저물어간다는 것을 세모(歲暮)라 하여

사람과 자연(自然)의 이치로 따져보면 너무나 서글픈

존재(存在)로 비춰진다

젊은 시절에는 나이 한 살을 먹는 연말연시(年末年始)가

그렇게 좋았는데 나이 들어가면 뭔가 서글픈 마음이 든다

 

아무리 세월(歲月)이 흞러가도 나이는 제자리에 머물도록

하고 싶었는데 어쩔수가 없나보다

이마에 주름살과 하얀 머리를 보노라면 숨기고 싶었던

나이가 그대로 드러나고 만다

산자락을 감고 흐르는 냇물이나 소리없이 세월(歲月)을

잡을수 없어 지난 추억(追憶)으로 돌아갔던 오늘이다

겨울 날씨에 코흘리개 시절(時節)의 친구들의 뜻깊은

송년(送年) 모임을 하라면서 하늘은 봄 날씨처럼 포근한

하루를 선물(膳物)주었다

 

 

마치 따뜻한 봄철에 피어나는 나무의 연두색 새싹 같았던

코흘리개 친구들이 흐르는 세월 앞에는 어쩔수가 없나보다

그래도 모임에서 젊음을 불태우듯이 소주 한잔 나누면서

나이를 불태우니 흐뭇 하기만 하다

우리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육신(肉身)이 달라지는 반면에

고향(故鄕)의 초등학교 교정(校庭)은 나이도 먹지 않고서

그대로 있는 것은 우리가 뛰어놀았던 흔적(痕迹)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머지않아 초등학교를 졸업(卒業)한지 60년이 되어가는데

흐르는 세월(歲月) 앞에 폐교(廢校)의 위기에 처해 있다니

가슴이 아프다

 

친구들이 저마다 동서(東西)로 흩어져 바쁘게 살아가지만

인생(人生)의 지표(指標)를 마련하게 해주었던 초등학교

교정(校庭)은 마음깊이 간직하면 좋겠다

비록 짧은 시간(時間)이었지만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서

술잔을 부딪치며 이야기를 나누니 행복한 추억(追憶)이

아니었나 싶다

나이를 숨기고 싶은 시대에 살아가는 친구들이여!

부디 건강(健康)하고

새해에도 행복한 가정(家庭)이 되어주기를 바래본다

바쁜 시간에 불구하고 모임에 참석해준 친구들께

뜻깊은 감사(感謝)를 표하고 싶다

새해에 나이 먹는 게 두려워 어딘가 숨어버리고 싶은

내 자신(自身)이다 ...... 飛龍 /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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