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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모 문학방

붉은 김치에게 배운다

작성자▒ 飛龍 ▒|작성시간24.01.09|조회수24 목록 댓글 0

붉은 김치에게 배운다

 

 

 

매일(每日)마다

이른 아침 5시면 식탁(食卓)에 앉는 시간(時間)이다

무거운 발걸음과

무거운 육체(肉體)와 함께 피로감(疲勞感)을 쌓으며

하루를 보내기 위해서는 아침밥을 먹어야 한다

이른 아침이라

어린아이의 밥그릇처럼 양(量)은 적지만 한 숟가락을

떠 고는 여러 가지 반찬 중에 김치로 가게 만든다

붉은 양념에 빛깔이 나는 김치 잎사귀를 밥숟가락에

덮어서 먹으면 꿀맛이다

내가 김치도 줄기보다는 잎사귀 부분을 좋아하다 보니

딸자식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김치 줄기는 아내의 몫이 되고 만다

 

 

꿀맛이 절로 나는 김치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운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들녘에서 정성스레 키운

덕분이다

초겨울에 들어서면 하얀 배춧속처럼 깨끗한 마음을

담아 겨우내 먹을 양식(糧食)으로 김장을 하게 된다

그 많은 반찬 중에 으뜸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김치라고 생각 든다

그야말로 김치만 있으면 밥 한 그릇을 비울수가 있으니까

누구나 좋아하고 즐겨 찾는다

이처럼 김치가 되는 과정(過程)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배춧속에 들어가는 양념이란

때로는 마늘이 되고

때로는 파가 되고

때로는 생강이 되는 사랑의 양념이 아닐까 싶다

소금물에 힘없이 죽은 배추는 희생(犠牲)이 있었기에 달콤한

맛을 주게 되는 것이다

 

 

붉은 양념으로 곱게 차려입은 배추김치는 땅속에 묻힌

김장독처럼 통째로 싸늘한 냉장고로 들어가게 된다

그의 희생(犠牲)정신을 또 한번 배우게 만든다

한겨울 추위 속에 제맛이 드는 김치처럼

우리의 사랑도 제맛이 들게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우리네도 어찌 보면 맛깔나는 붉은 김 치에게 희생(犠牲)과

사랑을 배워야 한다

인간(人間)의 사랑을 ...... 飛龍 /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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