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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어느 가족(家族)을 보고서

작성자▒ 飛龍 ▒|작성시간24.02.17|조회수30 목록 댓글 0

퇴근길 어느 가족(家族)을 보고서

 

 

 

퇴근길에 내가 타는 4호선 전철(電鐵)은 오이도(烏耳島)라는

종점(終點)에서 출발한다

지난 금요일(金曜日)의 일이다

전철 안산역(安山驛)에서 좀 많은 승객(乘客)들이 타는 가운데

누군가에게 눈길이 가게 만든다

어른 2명과 아이들을 보니 아마도 가족(家族)같은 기분이 든다

부부(夫婦)와 남매(男妹)같은데 큰 아이로 보이는 아들은 마치

중학생처럼 보였고 작은아이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딸 같았다

그런데 아이들 아빠의 얼굴을 보니까 기분이 아주 저기압 같은

표정(表情)이었다

 

 

그 아이들 부모(父母)가 한바탕 싸웠는지 모르지만 아빠는

멀리 떨어져 의자에 앉아 휴대폰에 열중이다

그런가 하면 큰아들도 의자에 앉아 휴대폰에 빠지게 되었는데

다만 작은딸은 엄마와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었다

그 가족(家族)을 보면서 부자(父子)간에는 휴대폰에 빠져있지만

모녀(母女)간에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을 듣게 되었다

(딸 아이가 엄마한테)

“엄마는 아빠하고 왜 싸웠어”

(그 엄마는)

아빠한테 오늘 밤에 할아버지 제삿날이라고 해서 가자고 하니

그만 화(禍)를 버럭 내더라

 

 

내가 전철에서 그 가족(家族)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아마도 아이의 아빠는 일을 하고서 피곤한 속에

퇴근하기 바쁘게 처갓집에 가자고 하니 싸운 듯 싶다

나도 그 가족(家族)을 보면서 웃지 못할 아픈 추억(追憶)이

생각나게 만든다

지금도 지하철 2호선의 잠실 방면을 타게 되면 처갓집 생각이

나기 때문이다

처갓집이 강변역(동서울 터미널)쪽이라 지하철을 타더라도

불과 4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실 장인(丈人)어른 내외분이 살아계실 때 많이도 다녔지만

모두 돌아가시고 나니까 처갓집과 멀어지게 만든 것이다

나도 장인(丈人)어른 제삿날에 가자고 하면 한바탕 싸우고

한 것이 후회(後悔)가 생긴다

 

 

처남(妻男)과 처남댁(妻男宅)도 10여년전인 50대 초반에

불의(不義)의 사고로 타계(他界)를 해서 처갓집이란 곳이

없게 되었다

예전에 아내가 처갓집을 아주 우습게 취급한다는 이야기를

많이도 들었다

누구나 부모(父母)가 안 계시면 고향(故鄕)도 잊혀지듯이

처갓집에 가족(家族)이 없으니 잊혀지게 만든다

내 자신이나 전철(電鐵)에서 본 그 가족(家族)의 남자(男子)나

어찌 보면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속마음으로 지금이라도 처갓집에 가족(家族)이 있다면

매일마다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 飛龍 /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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