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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호주머니의 관계(關係)
3월 달에 들어서니 비로소 계절(季節)이 바뀌는 기분을
느끼게 만든 다
우선 하늘의 공기(空氣)가 겨울철보다 사뭇 다른 느낌을
받고 또한 옷차림도 조금씩 달라진 다
두터운 옷차림에서 조금 얇은 옷으로 입어도 되니 역시
봄철이 좋긴 좋다
겨울에 입은 옷은 매우 두터운 것도 그렇지만 호주머니가
많은 게 특징(特徵)이다
지난겨울은 예년에 비해 혹독(酷毒)한 추위와 폭설(暴雪)도
없었던 탓에 장갑이 필요(必要)가 없었다
그저 잠바와 바지의 호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다보니 장갑을
기억(記憶)에 조차 잊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생각으로는 겨울 옷 들엔 주머니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다
그 많은 옷 들중 호주머니를 뒤지다 보면 어떨 때는 5백원짜리
동전(銅錢)이 나오는가 하면 아주 구깃구깃한 지폐(紙幣)가
간혹 나오는 경우가 있다
호주머니란 어린 아기 때는 없다가 차차로 성장(成長)을 하면서
하나 둘씩 늘어만 간 다
누구나 사회생활 하면서부터 옷의 호주머니가 많아야 하고 소중한
자리 공간이 되고 만 다
호주머니에 돈을 채우고 싶은 욕심(慾心)이 생기다 보니 사실 하늘도
높은 줄 모르게 된 다
그래서 욕망(慾望)의 호주머니가 아닌가 싶다
어린 시절엔 최소한의 것으로도 만족(滿足)하던 것이 어른이 되어가며
채워야지
조금만 더 채워야지
어차피 모으는 길에 많이 채워야지 소리를 지르는 게 본능(本能)이다
자신의 호주머니는 쉽게 만족(滿足)할 줄 모르는 것이 당연한지 모른 다
아주 어린 아기의 옷과 죽어서 마지막에 입는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
퇴색(退色)이 되어가는 나이가 되면 그 많던 호주머니도 자연스레 줄고
줄어드는 게 세상의 이치인지 모른 다 .... 飛龍 / 南 周 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