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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모 문학방

봄나물의 비빔밥

작성자▒ 飛龍 ▒|작성시간24.03.25|조회수19 목록 댓글 0

봄나물의 비빔밥

 

 

 

 

3月의 초하룻날이 어제 같았는데 벌써 마지막 주일이니

헛웃음이 나온다

꽃샘추위로 며칠동안 지속되더니 오늘은 비록 흐렸지만

완연한 봄 날씨처럼 포근해서 좋았다

그런데 봄옷도 아닌 겨울옷을 입어야 하는 3월의 하순이다

추위라는 계절은 그토록 쉽게 떠나는 계절(季節)이 아닌 것을

배우게 만든다

 

 

봄꽃이라 불리는  개나리나 산수유 그리고 목련과 벚꽃은 

잎보다 꽃을 먼저 피우게 만드는 것이 특징(特徵)이다

나는 꽃샘추위로 싸늘해서 겨울 잠바를 입고 있는데 나무들은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는 어찌 보면 나무라는 식물보다 나약(懦弱)한 존재(存在)로

여겨진다

 

 

3월의 마지막 주일(週日)인 월요일(月曜日)인 점심시간의 일이다

식당(食堂)에 들어가니 입구에 비빔밥 큰 그릇이 보여 진열대의

반찬을 보니 갖가지 봄나물이 준비되어 어느 때보다 풍성(豊盛)해

보인다

비빔밥 그릇에 콩나물과 시금치와 취나물 그리고 달래 미나리와

냉이 고사리까지 전부 담으니 수북하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계란 후라이와 붉은 고추장과 참기름까지 넣고 비벼서

먹는데 꿀맛이다

 

 

 

비록 꽃샘추위에 겨울 잠바를 입고 있지만 봄철에 나오는 나물에

비빔밥을 먹으니까 따스한 봄기운(氣運)을 느끼는 듯하다

오후 시간이 되니 빗방울이 떨어지는데 겨울 비가 아니라 봄비라고

불러도 될 듯 싶다

이 봄비가 지나가고 난 뒤 며칠후면 서울에도 하얀 목련(木蓮)이

꽃망울을 터트리게 된다고 본다

3月의 마지막 주일(週日)속에 나뭇가지에 꽃잎과 새싹이

움트는 모습을 보며 새로운 계절(季節)을 맛보게 해주니

좋기도 하다

 

 

따뜻한 봄철과 보내고 싶었는데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 오고

시원한 가을과 보내고 싶었는데 차디찬 겨울이 오게 된다

그래서 사계절(四季節) 중에 우리네가 마음 깊이 간직하게

되는 것은 봄과 가을이다

자연(自然)이란

무더운 여름과 차디찬 겨울은 빨리 선물(膳物) 주지만 봄과

가을은 늦게 주는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서울에도 아름다운 봄꽃이 피어나는 그 날을

위해서 점심시간에 비빔밥을 선물(膳物)준 것 같다

3월의 초하룻날이 엊그제 같은데 ...... 飛龍 /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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