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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모 문학방

때론 싸우고 싶은 날도

작성자▒ 飛龍 ▒|작성시간24.03.27|조회수15 목록 댓글 0

때론 싸우고 싶은 날도

 

 

 

매일 이른 아침 4시 반이면 침대(寢臺)에서 일어나는 것은

출근 시간 때문이다

시계(時計)나 휴대폰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나다 보니

하나의 습관(習慣)이 되어 몸에 배게 되었다

그런데 가끔 늦잠이 드는 경우가 있는 날이면 욕실(浴室)에서

면도만 하고 머리는 감지 못한다

그런 날은 생수(生水) 한 잔으로 해결(解決)하고 집을 나설때면 

아내에게 소리를 지르고 싶기도 하다

오늘도 그만 조금 늦잠이 들어 빨리 준비하고 집을 나서게

된 것이다

 

 

 

4호선 전철역에서 줄을 서서 전철(電鐵)이 오기 기다리면서

음악을 듣게 되었다

전철(電鐵)이 들어오자 내 뒤에 있던 70대 초반으로 보이는

사람이 낚시도구 가방을 메고서는 나를 밀치고 들어갔다

그 바람에 내가 쥐고 있던 휴대폰이 그만 바닥에 떨어졌는데

아마도 빈자리에 앉으려는 모양이었다 

나는 휴대폰을 주워들고 빨리 타고는 그 사람한테 다가가서

"질서(秩序)를 지켜셔야죠"

소리를 지르니 객실(客室)의 승객들이 쳐다보는 것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때로는 입석(立席)으로 가는 것도

어쩔수 없지만 좌석에 앉으려고 앞사람을 밀치고 들어가는

모습에 화(禍)가 나지 않을수가 없다

입석(立席)으로 가면서 화(禍)가 나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했다

4호선 오이도역에서 낚시 가방을 어깨에 짊어진 그 사람과

같이 내려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게 되었다

그 사람은 뭔가 삶의 여유(餘裕)가 있다보니 더부룩한

하얀 머리와 더부룩한 수염을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일터로 가서 일이나 하라고

검은 머리 파 뿌리가 안 되는 모양이다

 

 

나는 그 사람과 아무리 쳐다봐도 나이도 비슷한 것 같은데

그야말로 대조적이다

안산 오이도 버스 정류소에서 그 사람이 버스 타는 것 보니

영흥도(靈興島)를 가나보다

내가 “좋은 시간 보내세요”라고 한마디 인사(人事)하니까

뒤도 쳐다보지 않고 버스에 오르는 그 사람을 바라보면서

나잇값이나 했으면 싶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날은 저녁까지 이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실감이 간다

때론 싸우고 싶은 날도 있다 ..... 飛龍 /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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