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달력을 보면서
1년을 하루로 치면
12월은 이제 하루의 모든 일과를 끝내고 퇴근 준비를
서두르는 이치와 같다
삶에 바빠서
일에 묻혀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벌써 세월은
우리를 문턱에 데려다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많은 수확과
풍부한 열매를 거둔 가운데 이제 서서히 보람 있는
한 해의 마감을 위해서 준비해야 할 때라고 본 다
이제 달력도 세월이 바뀌는 길목에 들어섰다고 색이 누렇게
변하면서 그동안 쌓인 기억에서 털어 낼 것은 털어 내고
비울 것은 비우라는 한 달이 되는 것 같다.
올한해를 뒤돌아보건데 희망과 다짐으로 11개월을 보내며
늘 부족한 것 같았고 가득 채우려고 해도 잘되지 않는데
무엇인가 욕심만 채운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스산한 찬바람에 마른침을 삼키며 다행스런 일상을
고맙게 여겨지는 것이 하나의 세월이다.
이제 앙상한 나뭇가지에 잎사귀 하나를 바람에 떨구듯이
고운 옷매무새 단정히 하고 추억(追憶)만 남긴 채 떠나갈
채비하는 2024년 갑진년(甲辰年)도 이젠 얼마 남지 않았다.
유수(流水)처럼 흐르는 세월(歲月)을 손으로 잡을 수 없고
두 팔로 끌어안을 수 없으니 그저 바라보는 눈빛으로만
만족해야 한다.
마치 낙엽(落葉 )한 줌 태우며 사라지는 연기처럼 하나의
역사(歷史)속으로 파묻히고 말 것이다.
잉크 냄새가 풍기는 내년의 달력을 만지며 벽에 걸린
누런 달력과 대조를 이루는 것은
일 년의 한해를 저물게 하는 12월이 말해준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라 할지라도
이 시점에 그동안 세웠던 계획(計劃)을 차분하게 마음속에
되새기며 하나하나 마무리를 잘하며 보내야 하겠다.
서산에 지는 석양(夕陽)의 노을이 아름답듯 살며시 어디론가
사라지려는 2024년 갑진년(甲辰年)도 보람차게 보내는
한 해가 된다면 좋으리라 본다.
마무리 잘하는 12월이 되소서 ... 飛龍 / 南 周 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