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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모 문학방

묵은 달력을 바라보며

작성자▒ 飛龍 ▒|작성시간24.12.20|조회수27 목록 댓글 0

묵은 달력을 바라보며

 

 

바쁘다는 이유(理由)로

뒤돌아볼 여유(餘裕)도 없이 살다 보니

어느듯 한해의 끝자락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올 한햇동안 살아오며

무엇인가 한가지라도 이루어 놓은 것은 없으니

너무나 멀리

너무나 많이 와버린 날들이 아쉽기 그지없다

 

 

어둠 속에 출근하고

어둠 속에 퇴근하는 겨울철이라지만

어느새 팥죽 한 그릇을 먹는 동짓날이다

동지섣달 기나긴 밤들은

사무친 그리움들로 가득하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거리며 잠 못이루는 겨울이다

 

 

연말이 다가오면

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 국물과

장독 깊숙이 넣어둔 홍시감의 달짝지근함이

잊을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는다

동짓날이 다가오면

고향(故鄕)과 부모님 생각에 더 잠기게 되니

잠 못 이루는 밤이 되기도 한다

 

 

흐르는 세월(歲月)속에

고단한 삶의

무게가 느껴지게 만드는 가운데

내자신(自身)도 모르게 변해만 간다

굵게 패인 이마의 주름살과

하얀 서리가 앉은 머리카락도 모자라

허리가 구부러진 모습이란

부모(父母)님을 그대로 닮아가니 말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지나간 세월(歲月)은 모두 아쉬움으로 남고

앞만 내다보고 살아온 내 인생(人生)이

너무나 빨리 가버렸다고 한탄(恨歎)하게 만든다

흔히들 하루가 저무는

저녁노을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하지만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요즘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서글픈 마음이 든다

 

 

깊어가는 밤에

누렇게 변하고 한 장 남은 달력을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세어본다

올해가

며칠이나 남았는지 .....飛龍 /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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