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聖誕節)에 외식을 하고
우리집은
나하고 아내는 생일(生日)이 한 달 사이로 있다
그동안 비록 조촐하지만 따로따로 생일잔치를 하다가
올해는 합쳐서 성탄절에 저녁을 먹자고 한 것이다
물론 생일을 합치게 되면 그만큼 지출(支出)이 적은줄
알았는데 그것은 아니었다
보름 전부터
성탄절 날 사당역에서 저녁이나 먹자고 약속(約束)을
하고는 오후에 예약이 된 그곳에 간 것이다
우리 가족들과 2층에 마련된 조개 집에 들어가 앉으니까
예약된 조개가 나온다
오랜만에 사위와 같이 조개찜에 소주한잔 곁들이다 보니
좋기도 하다
잠시후 사위가
아내하고 나한테 봉투 하나씩 주길래 기분이 좋아
열어보니 돈이었다
호주머니에 넣는 순간 취했던 술이 깨고 마니까
역시 돈이 좋긴 좋은 것 사실이다
그 기분에 소주한잔을 더 마시게 만든다
그래도 한가지 걱정이 앞선다
계산서(計算書)를 들고서 일어나는 사람은 누구일까
가족들 얼굺을 바라보니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데 정신(情神)이 빠져있는 것이다
그만 내가 계산서(計算書)를 살며시 들고 카운터로 가서
카드로 결제(決濟)를 하는 순간 술이 깨고 만다
사위가 주는 용돈보다 더 큰 돈을 쓰게 되니 말이다
그나마 칠순의 나이에
아직도 직장생활을 하니 조금의 여유(餘裕)가 있으니까
그런지도 모른다
내가
조심스레 자리에 앉아서 저녁값은 계산했다고 하니까
가족(家族)들이 돌아가며 한마디씩 한다
큰딸이 하는 이야기가
아빠 사랑해
사위가 하는 이야기가
아버님 고맙습니다
내 얼굴이 현금 인출기로 보이는지 모르겠다
연말을 앞두고
모처럼 가족(家族)들과 오붓한 시간(時間)을 보내니
내 자신도
뿌듯한 기분(氣分)이 든 다 ..... 飛龍 / 南 周 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