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걸(求乞)하는 어느 남자(男子)의 모습
겨울철의 이른 아침에 마음의 선물(膳物)이라면
얼굴을 스치는 찬 바람이다
그 시간에 찬바람을 맞으며 대중교통(大衆交通)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노라면 박수(拍手)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지하철 4호선 종착역(終着驛)인
안산 오이도역에 도착하면 7시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생활도 하다보니 숙달(熟達)이
되어서 가까운 거리로 보여진다
그 시간(時間)에
버스 승강장에서 오이도역(烏耳島驛)을 바라보면
지하철에서 나와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이나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을 타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젊은 직장인들뿐이 아니라
나이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도 어딘가 모르는 일터로
가기 위해 가방을 메고있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나도 그중의 한사람이라 해도 과언(過言)이 아니다
전철(電鐵)을 기다리는 시간에도 잠시 걷기운동을하고
또한 시내버스가 도착(到着)할 때 까지 의자에 앉아서
있기보다 잠시라도 걷기운동을 한다
오늘도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 잠시나마 걷기운동을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것 같았다
아저씨 아저씨 그러길래 바라보니
어느 남자가 남루한 옷차림에 얼굴을 보니 더부룩한
수염도 그렇지만 며칠간 세수도 하지 않은 모습이다
아마도 40대는 되어 보인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사실 어제저녁과 아침을 굶었는데 천원만 달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이 추운 날씨에 일하러 가는 사람들 얼마나 많으냐며
사지(四肢)가 멀쩡하고 젊은 사람이 구걸은 왜 하느냐고
물으니 추워서 일을 못하겠다고 한다
만약에 장애인(障碍人) 같으면 하다못해 5천원이라도
주었을지 모른다
내가 그냥 보냈더니 주변 사람들에게도 구걸(求乞)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누구도 쳐다보지도 않는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잠시 생각해 본다 ‘
추운 날씨에
너무나 각박한 세상(世上)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그의 부모(父母)님 마음은 어떨까 말이다
그 사람도 열심히 일을해서 훈훈한 겨울철을 보내면
좋다고 본다 ..... 飛龍 / 南 周 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