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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의 시

119. 1953년 봄날의 벚꽃

작성자박하|작성시간26.06.05|조회수0 목록 댓글 0

119. 1953년 봄날의 벚꽃

 

 

1953년 봄

벚꽃 만발한 사월

국민학교에 입학한 여자아이

도시락만한 흰 무명 손수건

가슴에 달고

큰언니 손 잡고 갔다

 

학교 운동장 가에

활짝 웃는 벚꽃을 만났다

온통

벚꽃에 정신 팔며

깨끗한 벚꽃송이를 쳐다보며

여자아이는

벚꽃나무와 일심동체 되었다

 

선생님의 하나, 둘 구령에 맞춰

우리들은 셋, 넷 화답하며

운동장을 돌았다

 

여자아이는 벚꽃나무만 바라보며 걷다가

넘어져 무릎에 피가 나도 몰랐다.

선생님예, 쟈 무릎에 피 납니더

아이들 놀라 지르는 소리

 

한복 입은 여선생님이 다가와

여자아이의

무릎에 아까찡까를 발라주며

곧 나을 테니 걱정 말아라

부드러운 목소리

 

반세기하고도 이십년 강물이 흘러도

벚꽃을 좋아하던 그날의 마음은

일편단심 변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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