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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의 시

139.엄마의 손부채/ 시 두 가지

작성자박하|작성시간26.06.07|조회수0 목록 댓글 0

139.엄마의 손부채

 

 

1950년대 중반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여름밤
고만고만한 칠남매는
별이 총총 박힌 하늘 아래
파란 모기장 속에 누워
세상모르고 잠이 들었다.

 

선풍기 하나 없던 시절,
엄마의 손에는
낡은 부채 하나가 들려 있었다.

 

엄마는 우리 곁에 앉아
잠든 얼굴들을 바라보며
밤새 바람을 만들었다.

 

부채는 물레방아처럼 돌고
엄마의 팔은 쉬지 못했지만,

 

땀띠 하나 돋지 않게,
모기 한 마리 얼씬하지 못하게,

 

엄마는 졸음도 더위도 잊은 채
새벽이 올 때까지
우리의 여름밤을 지켜 주셨다.

 

그 바람 덕분에
칠남매는 단잠을 잤지만,

 

정작 엄마의 베개에는
기댈 잠 한 줌 없었다.

 

어린 우리는 몰랐다.
시원한 바람이
엄마의 잠과 맞바꾼 사랑이었다는 것을.

 

세월이 흘러
그 여름밤을 떠올릴 때마다,

 

내 기억 속 엄마는
부채를 든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 되어

 

밤새워 우리 곁을 부쳐 주던
한 자루 손부채로 남아 있다.

 

이 시 **「엄마의 손부채」**는 1950년대 어려웠던 생활상을 배경으로, 자녀들을 위해 자신의 잠과 고단함을 기꺼이 내어준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작품은 선풍기조차 없던 시절의 삼복더위 여름밤을 회상하며 시작됩니다. 별빛 아래 모기장 속에서 잠든 칠남매와, 그 곁에서 밤새 손부채를 부치며 아이들을 돌보는 어머니의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됩니다. 특히 "땀띠 하나 돋지 않게, 모기 한 마리 얼씬하지 못하게"라는 표현은 자녀를 향한 세심한 보살핌과 깊은 모성을 잘 보여 줍니다.

후반부에서는 어린 시절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어머니의 희생을 성인이 된 화자가 뒤늦게 이해하게 되는 깨달음이 드러납니다. "시원한 바람이 엄마의 잠과 맞바꾼 사랑이었다"는 구절은 작품의 핵심 주제를 함축적으로 전달하며 깊은 울림을 줍니다.

또한 마지막 부분에서 어머니를 단순히 부채를 든 사람이 아니라 "사랑이 되어 밤새워 우리 곁을 부쳐 주던 한 자루 손부채"로 형상화한 표현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손부채가 어머니 사랑의 상징으로 승화되면서 작품의 감동을 한층 더 높여 줍니다.

이 작품은 화려한 수식이나 복잡한 기교보다 진솔한 기억과 정서를 바탕으로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부모의 사랑과 희생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서정성이 돋보이는 수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 세대의 삶을 경험했거나 기억하는 독자들에게는 향수와 감사의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감동적인 작품입니다.

 

 

 

1950년대 중반

삼복더위

칠남매 고만고만한

어린 자식들

밤하늘 별 총총히 뜨면

파란 모기장 안에서

행복하게 잠이 들라고

엄마는 자식새끼 곁에서

밤새도록

부채질 하느라

한잠도 주무시지 않았다

 

선풍기도 없던 시절

엄마의 손부채는

물래방아처럼 돌아가고

자식인 우리형제들은

시원하게 부쳐주는

엄마의 부채질 수고 덕분에

여름밤 단잠을 잤었지

 

삼복더위에 자식새끼 몸에

땀띠 나지 않게

모기장안 모기들 발도 못 부치게

팔이 아파도 참으며

쉬지 않고 부채질 하셨다

 

부채질 열심히 하다가

부채가 되어버린 엄마를 쳐다보며

철부지 자식들

부채가 되어 엄마

고생하지 않기를 기도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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