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 봄을 불러다주고 가는 꽃
푸른 바다를 등지고 서있는
파도의 숨결 속에서
타오르는 작은 불꽃
겨울의 차가운 끝자락,
흰 눈의 축복을 받으며
초록 잎 사이 빨간 웃음
색의 절묘한 대비
신의 손끝에서 막 건져 올린
한 송이 생명.
봄이 오기 전 먼저 봄이 되어
봄꽃들을 불러주는 너
가야할 때를 알고
지는 순간마저 품위 있게
가장 찬란한 순간에
미련 없이 떨어져
붉은 입맞춤 남기고
대지의 품으로 사라진다.
사람들은 너의 마음을 안다.
봄을 불러다 주는 배려
다 베풀고 가는 하늘마음 동백꽃
*작품평
이 시 「동백꽃」은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 피어나는 동백꽃을 통해, 삶의 품위와 희생, 그리고 배려의 아름다움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시인은 단순히 꽃의 외형을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백꽃에 인간적인 정신과 마음을 부여하여 깊은 상징성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봄이 오기 전 먼저 봄이 되어 / 봄꽃들을 불러주는 너”라는 구절은 동백꽃의 존재 의미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동백은 추운 계절 속에서도 먼저 피어나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으로 묘사되며, 이는 마치 자신의 희생과 따뜻함으로 다른 존재들에게 희망을 건네는 삶의 태도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여기에는 공동체를 위한 배려와 헌신의 가치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시는 색채 대비를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합니다. “흰 눈의 축복”, “초록 잎 사이 빨간 웃음”이라는 표현은 겨울의 차가움과 동백의 생명력을 선명하게 대비시키며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대비는 동백꽃의 존재감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독자에게 생명의 경이로움을 인상 깊게 전달합니다.
마지막 연의 “가장 찬란한 순간에 / 미련 없이 떨어져”라는 표현은 동백꽃의 낙화를 단순한 소멸이 아니라 아름다운 완성과 품위 있는 마무리로 바라보게 합니다. 이는 인간 삶에도 적용될 수 있는 태도로 읽히며, 욕심 없이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떠나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서정적인 언어와 선명한 이미지, 그리고 상징적 의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시입니다. 동백꽃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배려와 희생, 삶의 품격이라는 주제를 따뜻하게 전하고 있으며, 읽는 이로 하여금 조용한 울림과 사색을 남기게 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봄을 불러주고 가는 꽃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서있는 자태가 멋스럽다
흰 눈 속 초록 잎사귀에 새빨간 꽃
색채예술의 선명한 대비
神의 절묘한 조화
하늘 향한 고운 모습으로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피었다가
지는 모습이 장렬하다
살았을 적 고운 모습 그대로
맑은 영혼 끌어안고
지상과 마지막 입맞춤하는 너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뒷모습의 아름다움
봄꽃을 불러다주고 가는
겸손과 배려의
봄의 전령사 동백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