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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의 시

207.박하엿과 실수/ 실수와 박하엿

작성자박하|작성시간26.06.11|조회수1 목록 댓글 0

207.박하엿과 실수

 / 실수와 박하엿 

 

 

하양 분홍 초록 엿판

혀끝에 봄을 얹은 박하엿


우리 집 간이목욕탕

척척 갈라진 세면실 바닥
엄마는 미장이 불러
바닥이 깨끗해짐바닥이 새로 말끔해짐

 

빨리 목욕하고 싶어

엄마에게 다 말랐느냐 물으니
아직 멀었다는 그 당시 유행어

차리강산말만 메아리 수천 번


손끝으로 바닥 만져보니
다 말랐네

짚수세미로 박박 문지르니
검은 물 계속 나와

더 세게 문지르는데

숭늉 가지러 온 엄마의 비명

이를 어쩌나 다 망쳐버렸네
왜 쓸데없이 부지런떨다니


꾸지람이 지나간 후

나는 작은 방 구석에 몸을 반 접어
웅크리고 눈물이 봇물로 터졌다

 

골목, 가위 소리 들리고

방문이 스르르 열리며
엄마가 건네준 달래임

이 엿 먹고 울음 그쳐라

그 말에 못 둑이 놀라 터지고

울다 지친 입안에 박하엿 하나
달콤한 향에 눈물이 달아났다

 

망가진 바닥 위로

늦은 햇살이 얇게 내려앉고
우리 셋째 좋은 일 하려다 실수했네

내일 다시 미장이를 불러야겠네

엄마의 귀에 익은 목소리에

목이 배꼽까지 내려갔던 죄송한 마음

유년의 슬픔 찬란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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