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0일 토요일. 박하 팔순 생일
6월 20일 토요일.
*유월 숲에는 - 이해인
초록의 희망을 이고
숲으로 들어가면
뻐국새 새 모습은
아니 보이고 노래 먼저 들려오네
아카시아꽃 꽃모습은
아니 보이고
향기 먼저 날아오네.
나의 사랑도
그렇게 모습은
아니 보이고
늘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네
눈부신 초록의 노래처럼
향기처럼 나도 새로이 태어나네
유월의 숲에 서면
더 멀리
나를 보내기 위해
더 가까이 나를 부르는 당신
< 시간의 얼굴 >에서
유월 / 한강
그러나 희망은 병균 같았다
유채꽃 만발하던 뒤안길에는
빗발이 쓰러뜨린 풀잎
풀잎들 몸 못 일으키고
얼얼한 것은 가슴만이 아니었다
발바닥만이 아니었다
밤새 앓아 정든 위胃장도 아니었다
무엇이 나를 걷게 했는가, 무엇이
내 발에 신을 신기고
등을 떠밀고
맥없이 엎어진 나를
일으켜 세웠는가 깨무는
혀끝을 감싸주었는가
비틀거리는 것은 햇빛이 아니었다,
아름다워라 산천 山川, 빛나는
물살도 아니었다
무엇이 내 속에 앓고 있는가, 무엇이 끝끝내
떠나지 않는가 내 몸은
숙주이니, 병들대로 병들면
떠나려는가
발을 멈추면
휘청거려도 내 발 대지에 묶어줄
너, 홀씨 흔들리는 꽃들 있었다
거기 피어 있었다
살아라, 살아서
살아 있음을 말하라
나는 귀를 막았지만
귀로 들리는 음성이 아니었다
귀 막을 수 있는 노래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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