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주일
*신록/ 조지훈
온 천지가 푸른 물결이라
눈을 감아도
푸른빛이 가슴에 흐르네
유월의 깊은 산속에서
홀로 씻는 마음의 때
여물소리는
가슴을 뚫고 흐르고
새소리는
영혼의 먼지를 털어내나니
세상의 명리와 번잡한 욕심들이
이 푸른 그늘 속에서는
한낱 부질없는 안개 같아라
나무들아,
내 부끄러운 손을 잡아다오.
너희들의 곧고 푸른 기상을
내게 나누어다오.
유월의 깊은 녹음 속에
온몸을 묻고
나는 오늘밤 새로이 깨어나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되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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