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읽다가/채선경
너는 내가 읽은 구절 중
가장 아픈 단락이어서
오랜 시간 쉽사리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한 곳에 우뚝 멈춰버린
묵직한 그리움이
날 선 단락 사이에
깊게 빠져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했다
너는 내게 너무 어려운 문장이어서
한 문장 한 구절 한 단락을 겨우 읽고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곤 했다
때론 몇 날을 이해 안 되는
그 한 줄에 매달려 뛰어드는
분분한 생각에 빠져있기도 했다
언제부터였던가 순간에
정독하던 너를 나는 좀처럼
읽을 수가 읽어낼 수가 없었다
- 따뜻한 바람에도 가슴이 시리다 中에서 -
✒ 채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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