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똥
이진석
지구 밖 무중력의 공간에
몸을 비워내 세상의 무게 벗은 가벼운 똥 하나 둥실 허공에 떠오르고
또 한 번 비워내도 중력의 속박 없이 민들레 홀씨처럼 우주를 유영하여 저 멀리 별들에 번져 앉는 시간
수성, 샛별, 화성, 목성, 퇴출된 명왕성도 똥별 되었고 이름 없는 작은 별들까지 온 우주가 나의 똥색으로 물들고
은하수마저 똥별들 강으로 변해갈 즈음 꿈속의 똥은 지구로 스며들었어
금배지와 기름진 만년필 촉 사이 판결문마 다 배인구린 향
윤전기는 매일 아침 그 오물을 번쩍이는 뉴스로 찍고
빌딩의 유리창마다 분 냄새 얼굴들 웃으며 지나가고 네 머리 위 하늘에도 조용히 떠 있는 덩어리
거룩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제단에서도 입술에 묻은 찌꺼기 삼키면서 가장 맑은 이름 부르며
웬만큼 낯익어 아무도 냄새를 묻지 않았어
그 모든 혼돈 속에 꽃 한 송이 피어나 오래된 잠결에 번지는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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