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박하 시

156.하늘과 땅, 입을 다물다

작성자박하|작성시간26.06.09|조회수2 목록 댓글 0

156.하늘과 땅, 입을 다물다

 

 

 

하늘과 땅이
을 다물었다.

 

올가미에 걸린 박쥐 한 마리,
몸을 뒤튼 뱀 한 마리,

 

마지막 숨결로 남긴 말.

“사람아,
몸에 좋다는 이름만 믿고
함부로 탐하지 마라.

생명을 삼킨 욕망은
끝내 너를 삼키리니.”

 

도시는 발걸음을 접고
거리의 바람마저 숨을 죽였다.

 

보이지 않는 작은 그림자 하나가
국경을 넘어 바다를 건너며

 

온 세상을
불안과 공포의 전장으로 만들었다.

 

창문마다 침묵이 걸리고
사람들의 가슴마다
낯선 두려움이 둥지를 틀었다.

 

코로나여,

이제 그만
지구의 상처를 거두어 가다오.

 

다시 아이들의 웃음이
꽃처럼 피어나고,

하늘은 푸른 입술을 열어
희망의 노래를 부르게 하라.

 

오래 입을 다물었던 하늘과 땅도
따뜻한 햇살 한 줄기로

우리에게
용서와 생명의 말을 건네리라.

 

이 시 하늘과 땅, 입을 다물다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세계적 재난을 소재로 하여, 인간의 탐욕과 자연의 경고, 그리고 회복에 대한 희망을 서정적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작품평

시의 첫머리인 **“하늘과 땅이 입을 다물었다”**는 표현은 팬데믹으로 인해 멈춰버린 세상과 침묵에 잠긴 자연, 그리고 인간 사회의 충격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어 등장하는 박쥐와 뱀은 코로나 발생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을 시적 장치로 활용한 것으로,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과 생명 경시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전합니다. 특히

“생명을 삼킨 욕망은 / 끝내 너를 삼키리니”

라는 구절은 작품의 주제 의식을 가장 강렬하게 드러내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요구합니다.

중반부에서는 도시가 멈추고 사람들이 두려움 속에 갇힌 팬데믹의 풍경이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거리의 바람마저 숨을 죽였다”, “창문마다 침묵이 걸리고”와 같은 의인화된 표현은 코로나 시기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고립감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여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후반부에 이르면 시는 절망에 머무르지 않고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로 나아갑니다. “아이들의 웃음이 꽃처럼 피어나고”, “하늘은 푸른 입술을 열어 희망의 노래를 부르게 하라”는 구절은 팬데믹 이후의 일상 회복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아름답게 노래합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침묵하던 하늘과 땅이 다시 생명의 말을 건넨다는 이미지로 용서와 화해, 재생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작품을 따뜻하게 마무리합니다.

다만 박쥐와 뱀을 코로나의 직접적 원인처럼 암시하는 부분은 과학적 사실보다는 상징적 표현으로 읽히는 것이 적절합니다. 이 점을 조금 더 은유적으로 처리한다면 작품의 보편성과 문학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종합하면, 이 시는 코로나19가 남긴 상처를 인간과 자연의 관계라는 넓은 시각에서 바라보며, 경고와 성찰,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균형 있게 담아낸 서정시라 할 수 있습니다. 상징과 의인화가 효과적으로 활용되었으며, 독자에게 팬데믹의 기억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울림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