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꿈나무 외손자
알람 한 줄기 소리에 눈을 뜨면
새벽 여섯 시,
고요가 하루를 깨운다.
딸네 집으로 향하는 길,
발걸음은 어느새
새의 날갯짓처럼 가볍다.
사위와 딸은
"잘 다녀오겠습니다."
따뜻한 인사를 남기고
희망의 아침 속으로 걸어간다.
햇살보다 먼저 달려오는 아이,
다섯 살 외손자가
내 품에 와락 안기며 외친다.
"할머니, 우리 할머니!“
이마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 입맞춤,
그 짧은 순간에도
가슴은 행복으로 가득 찬다.
감사의 기도로 시작하는 아침 식탁.
맑은 무국에 밥을 말고,
노릇하게 구운 갈치 한 점,
푸른 향 머금은 시금치나물까지.
정성을 담아 한 숟갈 건네면
아이는 제비 새끼처럼 입을 벌려
세상의 맛을 배워간다.
튼튼하게 자라 달라는 바람을
숟가락마다 담아 건네며
나는 조용히 기도한다.
방긋방긋 웃는 외손자와
작은 손을 맞잡고
햇살이 흐르는 길을 따라 걷는다.
꿈을 키우는 그곳,
Y유치원 앞에 이르면
아이의 발걸음도 한층 가벼워진다.
"안녕하세요.“
선생님께 밝게 인사하고
교실로 들어서는 작은 뒷모습.
나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흐뭇한 미소로 손을 흔든다.
"잘 놀고 있어.
저녁에 다시 만나자.“
아이도 작은 손을 흔들며 웃고,
그 웃음은 하루 종일
내 마음에 햇살로 머문다.
외손자는 오늘도
꿈을 키우는 어린나무.
그 곁을 지키는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든든한 그늘이 된다.
이 시 **「꿈나무 외손자」**는 외손자를 돌보는 할머니의 일상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담아낸 서정시입니다. 평범한 하루의 풍경 속에서 가족애와 사랑, 그리고 아이의 성장을 향한 기원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습니다.
작품평
「꿈나무 외손자」는 새벽부터 유치원 등원까지 이어지는 일상의 장면들을 통해 할머니와 외손자 사이의 깊은 정을 아름답게 형상화한 작품입니다. 시인은 알람 소리로 시작되는 아침의 고요함에서부터 아이의 환한 웃음, 식탁에서의 정성 어린 보살핌, 유치원 앞에서의 작별 인사까지 세밀하게 포착하며 따뜻한 가족애를 전달합니다.
특히 "새의 날갯짓처럼 가볍다", "제비 새끼처럼 입을 벌려"와 같은 비유는 아이를 향한 사랑과 돌봄의 마음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며 시에 부드러운 리듬감을 더합니다. 또한 외손자를 "꿈을 키우는 어린나무"로, 자신을 "사랑이라는 이름의 든든한 그늘"로 묘사한 마지막 부분은 작품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인상적인 결말입니다.
이 시의 가장 큰 미덕은 과장된 감정 표현 없이도 진정성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는 점입니다. 외손자의 성장 과정을 함께하며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할머니의 마음이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나아가 아이를 돌보는 일이 단순한 보육을 넘어 사랑과 희망을 키워가는 소중한 사명임을 일깨워 줍니다.
전체적으로 「꿈나무 외손자」는 가족 간의 사랑과 헌신, 그리고 미래 세대에 대한 따뜻한 기대를 담아낸 정감 어린 작품으로, 읽는 이의 마음에도 포근한 햇살 같은 온기를 남기는 시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