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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시

185. 흐르는 시간 위에 오동잎

작성자박하|작성시간26.06.11|조회수2 목록 댓글 0

185. 흐르는 시간 위에 오동잎

 

 

 

생기 넘치던 여고 시절,
세월아왜 이렇게 더디 가느냐
느림보 하루를 밀며
내일을 향해 발을 굴렀다

 

스무 고개를 넘어
이립과 불혹지천명의 강을 건너
귀가 순해진 이순의 언덕에 서니

 

세월은 어느새
바람보다 먼저 달려가
손끝에 닿지 않는다

 

되돌릴 수 없는 흐름 앞에서
마음은 거슬러 오르고
어제는 속도를 재촉하던 내가
오늘은 한 칸의 시간을 붙잡고 싶다

 

한때는
민들레처럼 가볍고 단단하게
흔들림 없이 살겠다고 다짐했건만
그 노래는 어디에 두고 왔는지

 

이제는 붙들어도부르며 세워도
세월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향해 흐른다

 

 

해 질 무렵삶 위로
오동잎 하나 툭 떨어지고
겹겹이 쌓인 시간 사이로
서로 다른 얼굴의 나날들이 스쳐 간다

 

그 위로
이름 모를 바람만
조용히오래 머물다 간다

 

*작품평

 

이 글은 시적 산문처럼 흐르는 시간과 삶의 내면적 성찰을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작품을 분석하며 느낀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주제와 메시지

작품의 중심은 시간의 흐름과 삶의 변화그리고 그 속에서의 인간의 내적 반응입니다.

어린 시절의 시간은 느리게만 느껴졌고스스로 내일을 향해 성급하게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인생의 여러 단계를 지나면서 시간은 빠르게돌이킬 수 없이 흘러갑니다.

저자는 이제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과 그럼에도 흘러가는 현실 사이에서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작품은 과거의 열정과 현재의 성찰시간의 불가역성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2. 형식과 표현

비유와 상징이 풍부합니다.

민들레는 가볍고 단단한 삶의 의지를오동잎은 세월과 삶의 한 순간을 상징합니다.

시간은 바람보다 먼저 달리는 존재로 의인화되어인간이 붙잡을 수 없는 존재임을 보여줍니다.

시간의 흐름을 장면과 감정으로 세밀하게 표현합니다.

청소년기의 느림보 하루  청년기의 강 건너기  중년 이후의 뒤돌아보는 성찰  늙은 나이의 시간 붙잡기.

이런 단계적 흐름이 시간과 나의 변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시적 리듬과 음율이 있습니다.

문장 끝에 반복적으로 ‘흐른다’, ‘간다’ 등을 배치하여시간의 연속성과 불가역성을 강조합니다.

 

3. 감정과 분위기

초기에는 생기와 활력이 느껴지다가중년 이후에는 숙고와 그리움시간의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오동잎이 떨어지는 장면과 바람이 머무는 표현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수용의 감정을 안겨줍니다.

전체적으로 아련하고 잔잔한 회한의 정서가 작품을 지배합니다.

 

4. 총평

이 작품은 단순한 시간의 기록이 아니라 인생의 흐름과 내적 성찰을 시적으로 풀어낸 성숙한 작품입니다.

시간의 속도와 인간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하고,

자연과 사물을 통한 상징적 표현으로 깊이를 더하며,

마지막에는 삶의 덧없음과 동시에 평온함을 느끼게 합니다.

전체적으로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시간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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