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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수필

의성, 그곳에 가고 싶다

작성자박하|작성시간26.06.12|조회수0 목록 댓글 0

의성, 그곳에 가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이 지칠 때면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다.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아무런 이유 없이 그리워지는 곳,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 있다. 나에게 그런 곳은 의성이다.

의성은 참 아늑한 고장이다. 동쪽에는 금성산이, 서쪽에는 비봉산이 든든하게 마을을 감싸 안고 있고, 낙동강은 어머니의 젖줄처럼 유유히 흘러 삶의 터전을 적셔 준다. 그래서일까. 이곳 사람들의 마음은 순박하고 넉넉하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정겨운 인사를 건네고,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 아직도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의성에는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명소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춘산면의 빙계계곡은 신비로움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한여름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얼고, 한겨울 엄동설한에는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는 곳이다. 계곡 곳곳의 바위굴에는 얼음이 생성되는 빙혈과 시원한 바람이 나오는 풍혈이 있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한다. 가족들과 함께 찾으면 시원한 물소리와 맑은 계곡물이 무더위를 잊게 해 준다. 빙혈과 풍혈, 인암, 의각, 수대, 석탑, 불정, 용추로 이어지는 빙계팔경의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옥산면 황학산 자락의 금봉자연휴양림도 빼놓을 수 없다. 봄이면 사과꽃이 만개해 화사한 꽃길을 만들고, 가을이면 붉게 익은 사과 향기가 숲속 가득 퍼진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 주는 풍경 속을 걷다 보면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금성면의 산운전통마을은 옛 정취를 간직한 보물 같은 곳이다. 금성산과 구름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다워 산운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영천이씨 집성촌인 이 마을에는 학록정사를 비롯한 전통가옥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수많은 선비와 애국지사를 배출한 마을답게 골목마다 세월의 흔적과 선조들의 정신이 배어 있다.

단촌면의 고운사는 천년의 역사를 품고 있다. 신라 신문왕 원년인 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특히 고운사의 천년 숲길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울창한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래서인지 심신을 수련하고 휴식을 얻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의성은 자연과 역사, 문화가 함께 살아 숨 쉬는 곳이기도 하다. 기원전 1세기 무렵 번성했던 조문국의 중심지였던 탑리에는 국보 제77호 탑리오층석탑이 우뚝 서 있다. 또한 제오리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보존되어 있어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를 잇는 귀중한 흔적을 보여 준다. 먼 옛날의 시간들이 오늘날에도 생생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성산을 오르며 땀을 흘린 뒤 탑산약수온천에 몸을 담그면 쌓였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진다. 자연이 주는 선물 같은 휴식이다.

의성은 마늘의 고장답게 먹거리 또한 특별하다. 의성마늘을 먹여 키운 마늘소와 마늘돼지, 마늘닭은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특히 질 좋은 한우를 비교적 부담 없는 가격에 맛볼 수 있어 미식가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의성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이다. 화려하지도, 요란하지도 않다. 하지만 언제 찾아가도 오래된 친구처럼 반갑게 맞아 주는 따뜻함이 있다. 그래서 의성은 관광지가 아니라 마음의 쉼터로 기억된다.

삶이 고단하고 신선한 활력이 필요할 때면 나는 의성을 떠올린다. 푸른 산과 맑은 물, 깊은 역사와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곳.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곳에, 내 마음은 벌써 가 있다.

 

 

이 글은 의성에 대한 애정과 향수를 바탕으로 자연, 역사, 문화, 사람의 정을 조화롭게 담아낸 기행문 형식의 수필입니다. 작품의 장점과 보완점을 중심으로 작품평을 작성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작품평

 

「의성, 그곳에 가고 싶다」는 의성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마음의 쉼터'로 그려낸 따뜻한 수필이다. 글쓴이는 의성에 대한 깊은 애정과 친근한 시선을 바탕으로 자연경관과 역사문화유산, 특산물, 그리고 사람들의 인심까지 폭넓게 소개하며 독자의 여행 욕구를 자극한다.

 

특히 서두에서 "사람은 누구나 마음이 지칠 때면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다"는 보편적 정서를 제시한 뒤, 그것이 자신에게는 의성이라고 밝히는 전개는 독자의 공감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또한 금성산과 비봉산, 낙동강을 의성을 품어 주는 존재로 묘사하고, 빙계계곡의 신비로운 풍경과 고운사의 천년 숲길, 산운전통마을의 고즈넉한 정취를 생생하게 서술하여 현장감과 서정성을 높이고 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은 풍부한 정보성과 감성적 표현의 균형이다. 관광 안내문처럼 지역의 명소와 특징을 상세히 소개하면서도, 곳곳에 "어머니의 젖줄처럼",

"마음까지 맑아지는 느낌", "오래된 친구처럼 반갑게 맞아 주는 따뜻함"과 같은 비유와 정서적 표현을 사용해 단순한 소개글을 넘어 수필적 감동을 선사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의성을 "관광지가 아니라 마음의 쉼터"라고 정의한 대목은 글 전체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집약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여러 명소와 특징을 나열하는 데 비중이 커서 글쓴이만의 구체적인 체험이나 특별한 일화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실제 방문 경험에서 느낀 감정이나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더해진다면 작품의 진정성과 개성이 한층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부 단락은 관광 홍보문과 유사한 인상을 줄 수 있어, 개인적 성찰이나 추억을 조금 더 담아낸다면 문학적 깊이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의성, 그곳에 가고 싶다」는 의성의 아름다움과 따뜻한 인심을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으로, 독자에게 편안한 정서와 여행의 설렘을 동시에 전해 주는 우수한 향토 수필이라 할 수 있다. 의성을 향한 글쓴이의 애정이 문장 곳곳에 자연스럽게 배어 있어 읽는 이의 마음에도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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