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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수필

아기천사 외손자 주환이

작성자박하|작성시간26.06.15|조회수0 목록 댓글 0
아기천사 외손자 주환이




아기는 신의 축복이다.
세상에 내려온 작은 생명 하나가 온 집안을 빛으로 적신다.
2007년 3월 11일, 딸이 대구시 수성구 여성메디파크병원에서 아들을 순산했다.
복이 많다는 황금 돼지해에 태어난 귀한 외손자였다.
딸이 분만실에 들어간 시간은 오전 10시 56분. 잠시 후오전 11시쯤 갓 태어난 생명의 울음이 병실을 가르며 퍼져 나왔다그 소리는 마치 어둠을 밀어내는 첫 새벽빛처럼 또렷하고도 힘찼다누가 아기를 받아 안았을까. 그 짧은 기다림 끝에 00 씨 보호자님이라는 간호사의 부름이 들려왔다그 순간사위와 나는 거의 동시에 벌떡 일어나 달려갔다.
마주한 첫 아기의 얼굴. 아기와 눈이 닿는 순간,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생명의 떨림이 가슴 깊은 곳을 두드렸다작고 연약한 몸이었지만그 안에는 우주의 고요와 빛이 있었다.
“사랑(뱃속 태명)이야, 나는 외할머니야.” 속삭이듯 건넨 첫 인사.
아기는 몇 초의 짧은 만남 후작은 발목에 이름표를 단 채 간호사의 품에 안겨 신생아실로 향했다그 뒷모습마저도 빛처럼 아련했다.
의사는 말했다. 산모가 골반이 튼튼해 이렇게 순조로운 출산은 우리 병원에서는 드물다고 미소를 지었다그 말조차 기쁨을 더했다.
하루 두 번의 짧은 면회 시간. 그 시간이 오기를 온 집안이 숨을 고르며 기다렸다가유리창 너머로 만나는 아기는 하얀 강보에 싸여 작은 아기천사처럼 잠들어 있었다그 모습 앞에서는 누구라도 조용해졌다.
사람의 마음이 그렇게 쉽게 경건해지는 것일까친구가 나보고 손주에게 지극정성이라 하던 말이 떠올랐지만, 지금의 나는 그보다 더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딸을 키울 때와는 또 다른설명할 수 없는 깊은 사랑이 밀려왔다.


사흘째 되던 날, 딸은 산후조리원으로 옮겼다. 그곳의 시간은 돌봄과 회복으로 채워졌다.
식사와 간식마사지와 교육웃음과 쉼이 하루를 감쌌다.
두 주 뒤, 딸과 아기는 집으로 왔다.
내 집과 딸의 집은 가까워 도보로 10분 정도면 도착한다.
나는 친정엄마로서때로는 간호사처럼때로는 요리사처럼 하루를 오갔다.
아기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랐다.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젖을 찾아 빠는 본능배고픔에 우는 목소리배냇짓으로 스쳐가는 미소 하나까지도 사랑스러웠다.
입을 동그랗게 벌려 하품하는 모습은 마치 귀여운 병아리 같아 웃음을 자아냈다.
기저귀를 갈다가 예상치 못하게 물줄기가 약간 튀어 오르는 작은 일까지도 이상하게 기쁨을주었다.
그 생명의 모든 것이 귀하고도 경이로웠다저녁이면 온 가족이 아기 목욕을 도왔다.
물속에서 아기는 울지 않고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우리는 모두의 모습은 한없이 부드러워졌다.
아기의 미소는 세상의 모든 피로를 씻어내는 물결 같아씻기고, 감싸고, 재우는 모든 과정은 하나의 의식 같았다.
포근한 순백의 타월따뜻한 아기 로션하얀 배냇저고리그 모든 것이 하나의 기도처럼 이어졌다.
아기는 엄마의 품에서 다시 꿈나라로 갔다근심이라고는 없는 얼굴이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아기의 옷과 가제손수건 하나까지도 아기용 비누로 조심스럽게 손빨래로 살살했다.
세상에서 가장 깨끗해야 할 아기라 위생에 시경 썼다.
식탁도 바빠졌다. 딸을 위한 식사는 하루하루 정성을 다해 차렸다.
뜨거운 소고기미역국을 시원하다며 흐르는 땀 속에서도 한 대접씩 비워주니 회복이 빨랐다.
미역국 속에는 사랑이 끓고 있어서다. 소고기조개생선과일 등식단의 밸런스를 맞추었다사돈의 마음 또한 깊었다. 며느리를 향한 따뜻한 손길은 넉넉하여 산모에게 좋은 반찬을 해다주어, 집안은 늘 잔칫집처럼 맛있는 냄새로 가득했다.
아기의 이름은 오주환이라고 할아버지가 지어주었다. 해주 오씨이며 나라를 밝히는 기둥이 되라는 뜻을 담았다. 빛이 되는 삶을 살아가라는 이름이었다한 아이의 이름 속에 한 세상의 기도가 들어 있었다.
사위는 매일 아침 아기의 이마와 발에 조용히 입맞춤을 하고 출근했다.
주환아아빠 다녀올게,” 하고 속삭여 주었다.
그 짧은 순간이, 사위의 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되는 듯했다.
퇴근 후 사위는 가장 먼저 손을 씻고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보았으며그 표정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무한한 사랑이 가득했다.


아기는 이제 갓 한 달이 되었을 뿐인데, 벌써 세상을 배운 듯 손발을 움직였다.
작은 몸 안에 얼마나 큰 생명이 숨 쉬는지 놀라울 따름이었다.
때로는 두 팔을 하늘로 쭉 뻗으며 잠들었다.
그 모습은 마치 세상을 향해 축복을 건네는 작은 기도 같았다.


아기의 방은 꿈으로 채워져 있었다. 천정의 모빌은 천천히 돌고벽에는 아기사진이 걸리고,
장난감들은 아직 미래를 기다렸다그 방 전체가 아기의 내일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었다.
딸은 아기를 교육적으로 잘 키우겠다는 결심으로 직장을 1년 동안 내려놓았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시작을 가장 소중히 붙들고 싶어 했다.
떨의 결심 앞에서 나는 모성의 감동을 배웠다.


며칠 전 사돈 내외가 오셨다. 나와 딸에게 건넨 봉투에는 말보다 더 깊은 마음이 담겨 있었다그 정성 앞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이 얼마나 따뜻할 수 있는지 다시 느꼈다.
아기는 사위와 딸의 좋은 점만 닮아
유난히 또렷하고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아기가 웃을 때마다 집안이 환해졌다마치 보이지 않는 꽃들이 한꺼번에 피어나는 듯했다.
아기로 인해 집은 웃음이 머무는 작은 우주였다.
이보다 더 큰 축복과 조용한 기적이 있을까.
아기천사 주환이. 그 이름만으로도 삶이 빛나고 있었다.
이 글은 외손자 주환이의 탄생과 성장 초기의 모습을 기록한 가족 수필로, 생명의 탄생이 한 가정에 가져다주는 기쁨과 사랑을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작품평


「아기천사 외손자 주환이」는 한 생명의 탄생을 통해 가족이 경험하는 경이와 축복을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낸 감동적인 수필이다. 작품 전반에는 외할머니인 화자의 깊은 애정과 감사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흐르며, 갓 태어난 아기를 바라보는 경건한 감정이 진솔하게 전달된다.


특히 출산 소식을 기다리던 순간부터 신생아실 유리창 너머로 아기를 바라보는 장면, 집으로 돌아온 뒤 목욕을 시키고 기저귀를 갈며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모습까지 세밀하게 묘사하여 독자도 함께 그 시간을 경험하는 듯한 현장감을 느끼게 한다. "그 소리는 마치 어둠을 밀어내는 첫 새벽빛처럼 또렷하고도 힘찼다", "아기의 미소는 세상의 모든 피로를 씻어내는 물결 같았다"와 같은 표현은 생명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시적으로 승화시키며 작품의 감동을 더욱 깊게 만든다. 또한 이 글은 단순히 손주의 탄생만을 기록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산모인 딸을 정성껏 돌보는 친정어머니의 마음, 손자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사랑, 며느리를 아끼는 사돈의 배려 등 가족 구성원들의 따뜻한 정과 유대가 함께 그려져 있다. 그 결과 한 아이의 탄생이 개인의 기쁨을 넘어 가족 공동체 전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축복임을 보여준다.


후반부에서 이름에 담긴 뜻과 부모의 교육적 결심을 소개한 부분은 아이의 미래를 향한 희망과 기대를 자연스럽게 확장시키며 작품의 의미를 넓혀 준다. 특히 "한 아이의 이름 속에 한 세상의 기도가 들어 있었다"는 문장은 이 작품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인상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작품이 전반적으로 행복과 축복의 정서를 중심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비슷한 감탄과 찬양의 표현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일부 장면은 조금 더 압축하여 서술하면 서사의 밀도와 문학적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반복은 외손자를 향한 외할머니의 넘치는 사랑을 보여주는 자연스러운 정서로도 읽힌다.


종합하면, 「아기천사 외손자 주환이」는 생명의 탄생이 가져오는 기쁨과 가족애를 따뜻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기록한 가족 수필이다. 한 아이를 향한 사랑이 곧 가족 전체를 비추는 빛이 된다는 사실을 잔잔한 감동 속에 전하며, 독자의 마음에도 오래도록 따뜻한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특히 외할머니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사랑과 헌신이 진정성 있게 담겨 있어 가족문학의 소중한 기록으로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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