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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시 작품

198.재스민 화분

작성자박하|작성시간26.06.12|조회수2 목록 댓글 0

198.재스민 화분

 

 

 

문학 강의가 끝난 후

후배가 재스민 화분 하나를

조심스레 내민다

 

순간

잠들어 있던 후각이 깨어나고

은은한 향기 한 줄기

가슴 깊은 곳까지 스며든다

 

연둣빛 잎 위에

보라빛 꽃 하나

시든 꽃인 줄 알고 손을 대자

아직 피어나는 중이라며

후배가 웃으며 말린다

 

수수한 몸짓으로

사람의 마음을 머물게 하는 꽃

 

나는 그날

재스민을 처음 만났다

 

향기롭게 사시는 선배님께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

 

그 과분한 말 한마디가

꽃향기보다 먼저 마음에 핀다

 

흰 도자기 화분에 안긴 재스민은

햇살 좋은 마을에

새로 이사 온 새댁 같고

 

걸음마다 번지는 향기는

보이지 않는 정처럼

 

내 하루를 따뜻하게 감싼다

 

거실 잎 베란다꽃밭에 재스민화분을 앉게 하고

반가운 손님에게 차를 내어주듯 물을 주니

 

재스민은 기다렸다는 듯

맑은 미소 지으며 받아 마신다

 

다음 날

진보라 꽃은 어느새 하늘빛이 되었다가

다시 하얀 꽃으로 피어나 있다

신비롭다

 

화려함보다 깊이를 더하고

보이는 것보다

전해지는 향기로 기억되는 꽃

 

곧 피어날 꽃봉오리 일곱 개가

햇살 아래 숨을 고른다

 

꽃과 이야기를 나누던

후배의 다정한 손길이 떠오른다

 

오늘도 꽃 화원에서

향기를 전하는 꽃들과 대화하는 그녀

 

꽃을 사랑하는 후배의 마음이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게 하는지.

 

이 시 **〈재스민 화분〉**은 단순히 화분 하나를 선물받은 경험을 기록한 작품이 아니라, 꽃을 매개로 사람의 마음과 정(), 그리고 감사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서정시입니다.

작품평

시는 문학 강의가 끝난 뒤 후배에게 재스민 화분을 선물받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화자는 재스민의 향기를 처음 접하며 후각적 감각이 깨어나는 경험을 하고, 꽃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 꽃을 건네준 후배의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받아들입니다.

특히 "향기롭게 사시는 선배님께 잘 어울릴 것 같아서요"라는 후배의 말은 작품의 정서를 이끄는 핵심 구절입니다. 화자는 꽃보다 먼저 그 말에 감동하며, 재스민의 향기와 후배의 마음을 하나의 이미지로 겹쳐 놓습니다. 이 부분은 물질적 선물보다 마음이 더 깊은 울림을 준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재스민의 색 변화에 대한 묘사도 인상적입니다. 진보라에서 하늘빛, 다시 흰색으로 피어나는 꽃의 모습은 생명의 신비로움을 드러내며, 동시에 사람의 내면이 시간 속에서 더욱 깊어지고 성숙해지는 과정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화자는 꽃을 단순한 관상 대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존재로 바라보며 교감하고 있습니다.

후반부에서는 재스민에게 물을 주는 장면을 "반가운 손님에게 차를 내어주듯"이라고 표현하여 꽃을 인격화합니다. 이러한 의인법은 꽃과 사람이 서로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를 형성하며 작품 전체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습니다.

마지막 연에서는 시선이 재스민에서 다시 후배에게로 향합니다. 꽃을 사랑하고 향기를 전하는 후배의 삶을 떠올리며, 화자는 한 사람의 다정한 마음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는 깨달음에 이릅니다. 이로써 시는 꽃에 대한 감상에서 출발하여 인간에 대한 찬사로 확장됩니다.

작품의 특징

감각적 표현이 뛰어남

향기, 색채, 햇살 등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독자의 오감을 자극합니다.

정서의 흐름이 자연스러움

꽃에 대한 호기심 감탄 후배에 대한 감사 삶에 대한 성찰로 부드럽게 이어집니다.

의인법과 비유의 활용

"새로 이사 온 새댁", "맑은 미소 지으며 받아 마신다" 등의 표현이 친근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꽃을 통한 인간 찬가

재스민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후배의 배려와 사랑을 상징하는 존재로 기능합니다.

종합 감상

 

재스민 화분은 화려한 수사보다 진솔한 체험과 따뜻한 시선으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입니다. 재스민의 향기는 결국 후배의 마음을 상징하며, 그 향기는 화자의 일상뿐 아니라 독자의 마음에도 은은하게 스며듭니다. 이 시는 "아름다운 꽃은 향기를 전하고, 아름다운 사람은 마음의 향기를 전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따뜻한 생활 서정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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