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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시 작품

238.햇살보다 먼저 달려오는 아이

작성자박하|작성시간26.06.16|조회수2 목록 댓글 0

238.햇살보다 먼저 달려오는 아이

 

 

 

현관문을 열면

세 살 외손자가

할머니!”

햇살보다 먼저 달려온다.

 

눈동자에는

맑은 우물 하나.

 

토실토실 아기돼지 노래를 부르며

손가락마다 동글동글 웃음을 매달고

꿀꿀꿀짧은 율동 하나로

집안은 금세

봄꽃 만발한 꽃밭이 된다.

 

아기 돼지 삼 형제를 읽어주면

아이는 어느새 셋째 돼지가 되어

벽돌집 하나를 또박또박 세운다.

 

비바람이 몰아쳐도 무너지지 않는 집,

지혜와 성실로

자기 삶을 지켜내는 사람이 되기를

나는 조용히 마음속으로 빈다.

 

할머니, 돼지 밥 준다.”

 

아이의 황금돼지 저금통이

짤랑, 짤랑 흔들릴 때마다

동전들은 작은 날개를 달고

미래로 하나씩 뛰어오른다.

 

이토록 맑은 동전의 노래 속에

행복의 공든 탑은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

 

 

 *작품평

이 작품은 손자와의 일상적인 만남을 통해 가족적 정서와 생의 희망을 따뜻하게 형상화한 서정시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아이의 존재 = 빛과 미래라는 은유 구조가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장점은 이미지의 선명함입니다. “햇살보다 먼저 달려오는 아이”, “맑은 우물 하나같은 표현은 아이의 순수성과 생명력을 직관적으로 전달합니다. 특히 햇살보다 먼저라는 역전된 시간 감각은 아이가 자연보다도 더 빠르고 강한 생명 에너지로 등장한다는 인상을 만들어 시의 첫인상을 단단하게 잡아줍니다.

 

중간 부분의 아기 돼지 삼 형제를 활용한 장면은 서사의 확장으로 기능합니다. 단순한 동화 읽기가 아니라 아이가 셋째 돼지가 되어 벽돌집을 짓는장면으로 이어지면서, 상상력과 현실이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이 부분은 교육적 메시지(지혜, 성실)와 놀이적 상상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 시의 중심 축 중 하나로 잘 작동합니다.

 

또한 황금돼지 저금통”, “짤랑짤랑”, “동전들은 작은 날개같은 표현은 청각적 이미지와 시각적 상징이 결합되어 리듬감을 형성합니다.

단순한 동전 소리를 미래로 날아가는 것으로 확장한 점은 이 시의 핵심 은유현재의 작은 축적이 미래를 만든다를 잘 드러냅니다.

 

다만 몇 가지는 보완 여지도 있습니다. 첫째, 감정과 메시지가 다소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구절(“나는 조용히 마음속으로 빈다”, “행복의 공든 탑은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은 앞의 이미지 중심 서술에 비해 설명적 성격이 강합니다. 이미 앞부분에서 충분히 암시된 정서이기 때문에, 이 결론부는 조금 더 이미지로 마무리하면 시적 밀도가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둘째,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안정된 정서가 지속되는데, 중간에 작은 긴장이나 대비(: 아이의 성장에 대한 불안, 시간의 빠름, 세대 차이 등)가 조금만 들어가면 정서의 깊이가 더 확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종합하면 이 작품은 아이의 현재를 통해 미래의 윤리와 희망을 그려낸 서정시로, 이미지 감각과 따뜻한 시선이 강점입니다. 특히 일상적인 장면을 상징으로 확장하는 능력이 안정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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