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다섯 가지 인생 맛
인생은 달고 쓰고 때로는 시고
혀끝을 찌르는 매움과
가장 아래에 가라앉은 짠맛까지
다섯 가지 맛으로 조용히 흘러간다
한약은 쓴맛이지만
마시면 보약이 되고
새콤한 맛 식초는 신진대사 촉진
맛의 장점을 취하면
다섯 가지 맛이
생기를 폭포수로 부어준다
인생도 다섯 가지 맛 잘 활용하면
푸른 숲처럼 맥박수 푸르게 자라지
한 그릇의 음식이
간이 맞을 때 비로소 깊어지듯
삶 또한 이 다섯 감정을
밀어내지 말고 끌어안으면
천천히 제 맛을 살려내리라
기쁨만으로는 가볍고
슬픔만으로는 무거워
맛은 서로의 그늘을 이해하고 다독여
기분 좋게 불러들여야지
하나의 생을 묵묵히 빚어냄을
인생은, 식어가는 온기까지도
음미하면 그 순간들 틈 사이로
말없이 스며드는 작은 빛 하나가
우리가 살아 있음의 맛이 아닐까
이 시 **「다섯 가지 인생 맛」**은 음식의 오미(五味)와 인간의 삶을 연결하여, 인생의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균형 있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담담하고 따뜻하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작품평
시인은 단맛, 쓴맛, 신맛, 매운맛, 짠맛이라는 다섯 가지 맛을 통해 인생의 여러 국면을 비유적으로 풀어냅니다. 첫 연에서 "인생은 달고 쓰고 때로는 시고"라고 시작하며 삶이 단순히 즐거움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정과 경험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과정임을 보여줍니다.
특히 "한약은 쓴맛이지만 마시면 보약이 되고"라는 구절은 고통과 시련조차 삶을 성장시키는 자양분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인식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식초의 신맛을 신진대사 촉진에 비유함으로써, 불편하거나 낯선 경험 역시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드러냅니다.
중반부에서는 음식의 간이 맞아야 깊은 맛이 나듯, 삶도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 등 다양한 감정을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온전한 의미를 갖게 된다고 말합니다. "기쁨만으로는 가볍고 슬픔만으로는 무거워"라는 표현은 어느 한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의 중요성을 간결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전달합니다.
마지막 연은 특히 여운이 깊습니다. "식어가는 온기까지도 음미하면"이라는 구절은 지나가는 순간들, 사라져 가는 것들마저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시선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 있음의 맛"이라는 결말은 삶 자체가 다양한 맛과 감정이 어우러진 하나의 아름다운 경험임을 깨닫게 합니다.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어렵지 않은 언어와 친숙한 음식의 이미지를 통해 삶의 철학을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독자에게 인생의 어느 한 맛만을 추구하기보다 모든 맛을 받아들이고 음미할 때 비로소 풍요로운 삶에 이를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서정시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긍정과 성찰, 포용의 정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잔잔한 공감과 위로를 남기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