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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시 작품

42.마지막 잎새가 머무는 교실

작성자박하|작성시간26.06.19|조회수1 목록 댓글 0

42.마지막 잎새가 머무는 교실

 

국어 수업시간,

 

분필 끝에 걸린 한 문장이

칠판으로 건너가기 전

선생님은 문득 손을 멈추고

창밖의 가을을 바라본다.

 

그 짧은 침묵이

한 장의 영화처럼

한 여고생의 눈동자에

오래 머문다.

 

창밖에서는

황금빛 은행잎들이

소리 없이 무너져 내리고,

 

가을이라는 이름의 사색이

교실 깊숙한 자리까지

천천히 스며든다.

 

국어 선생님을 좋아하는 소녀의 마음은

끝내 말하지 못한 문장들로 가득 차

공책 위에서 숨을 고른다.

 

분필 가루가 흩날리는 순간,

선생님은 어느새

백마를 탄 왕자가 되고,

 

유리관 속 잠든 꿈들을

조용히 깨워 줄 것만 같은데

그 순간!

국어책 7페이지 펴세요.”

귀에 익은 목소리 하나에

 

소녀는 서둘러

꿈의 문을 닫는다.

교과서 속 마지막 잎새를 보며

끝내 떨어지지 않은 잎 하나가

사랑보다 깊은 배려와

희망의 그림이었다는 것을 배운다.

 

문득,

선생님을 바라보니

창밖의 은행잎은 다 져도

교실 한구석에는

누군가의 마음을 붙들어 주는

마지막 잎새 하나

가을 냄새를 품은 채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작품평

이 시 **〈마지막 잎새가 머무는 교실〉**은 교실이라는 일상적인 공간 속에서 소녀의 순수한 동경과 성장, 그리고 작품 「마지막 잎새」가 전하는 희망의 의미를 섬세하게 엮어낸 서정시입니다.

작품평

시는 국어 수업 시간의 한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선생님이 창밖의 가을을 바라보며 잠시 침묵하는 순간, 소녀의 시선은 그 짧은 시간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합니다. 현실에서는 평범한 국어 선생님이지만, 소녀의 마음속에서는 "백마를 탄 왕자"로 변모하며 사춘기 특유의 설렘과 동경이 아름답게 표현됩니다.

특히 이 작품의 장점은 현실과 상상이 자연스럽게 교차한다는 점입니다. 분필 가루가 흩날리는 순간부터 펼쳐지는 소녀의 상상은 독자에게도 학창 시절의 순수한 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러나 곧 "국어책 7페이지 펴세요."라는 현실의 목소리가 등장하면서 꿈은 조용히 닫히고, 시는 다시 교실로 돌아옵니다. 이러한 전환은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생생한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또한 시의 중심 소재인 「마지막 잎새」는 단순한 교과서 작품을 넘어 상징적 의미를 획득합니다. 끝내 떨어지지 않은 잎이 희망과 배려의 상징이듯, 소녀에게 국어 선생님은 누군가의 마음을 붙들어 주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마지막 연에서 "창밖의 은행잎은 다 져도 / 교실 한구석에는 / 마지막 잎새 하나"라고 표현한 부분은 작품 전체의 주제를 응축하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이 시는 첫사랑의 설렘을 이야기하면서도 단순한 연정에 머물지 않고, 한 사람의 존재가 타인에게 희망과 위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을의 정취, 교실의 풍경, 문학 작품의 상징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따뜻하고 맑은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총평:
학창 시절의 순수한 동경과 문학이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가을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서정적인 작품이다. 특히 마지막 잎새의 상징을 교실과 소녀의 내면에 연결한 결말이 인상적이며, 잔잔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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