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목 앞에서 / 조광현
이름 하나 남기지 못하고
별이 되어 떠난 사람
바람 불면 숲이 울고
비 내리면 산이 웁니다
젊은 날의 꿈 한 자락
산야에 묻은 채로
그대는 봄을 두고
먼 하늘로 갔습니다
이끼 낀 비목 앞에 서면
들리는 듯한 목소리
살아 달라던 마지막 숨결
바람 되어 스쳐갑니다
꽃은 해마다 피어나는데
그대는 돌아오지 않고
그리움만 푸른 나무 되어
산마루에 서 있습니다
비목에 새겨진 무명 용사
우리가 기억하잖니
이 땅의 햇살 한 줌도
그대의 사랑이란다
우리 가슴에 살아라
이름 없는 별이 되어도
영원히 잊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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