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빤디따(율원)스님

삶의 시작?

작성자율원律願|작성시간26.06.13|조회수14 목록 댓글 0

수행을 하겠다고 하면서 사람들은
특별한 무엇인가를 찾으려 하고 얻으려 합니다. 
 
참나를 찾고, 본래면목을 찾고,
깊은 삼매를 얻으려 하고, 신비한 체험이나 초월적인 능력을 기대합니다.  
 


마치 평범한 삶을 벗어나야만 수행이 이고,
남들과 다른 어떤 경지에 올라야만 깨달음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먼저 한 가지를 물어야 합니다. 
 
삶은 어디에서 시작됩니까?
괴로움은 어디에서 시작됩니까?
행복은 또 어디에서 시작됩니까? 
 
 
삶은 지금 이 순간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지고, 생각하는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우리의 하루는 이 여섯 가지 지각활동을 떠나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쁨도 여기에서 일어나고, 분노..욕심과 두려움도 여기에서 일어납니다.  
 
해탈을 가로막는 번뇌도,
번뇌를 놓아버리는 지혜도 여기에서 일어납니다.  
 
 
삶은 바로 여기서 일어납니
수행 또한 여기서 시작해야 합니다. 
 
삶은 여기서 일어나는데 수행은 다른 곳에서 찾으려 하니 길을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수많은 수행방법이 생겨났습니다. 
 
저마다 자기 수행이 최고라고 말하고,
자기 종파가 가장 높다고 말하며,
어떤 이는 자기 체험이 진짜 깨달음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렇게 다양한 길이 생겨나면서 수행은 점점 복잡해졌고,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이럴 때는 출발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불교의 출발점은 어디입니까? 
 
부처님 말씀이 담긴 근본경전인 니까야(아함경)이며
사성제이고, 팔정도이며,
오온이고, 십이연기이며, 십이처입니다. 
 
모든 불교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아무리 훌륭해 보이는 수행이라도 이것과 어긋난다면 부처님의 길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수행을 한다고 하면 눈을 감으려 하고,
귀를 막으려 하며, 생각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만들려고 애씁니다.  
 
 
망상이 없어지고 아무 생각도 없는 상태가 수행의 목표인 것처럼 여깁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십시오.
망상이 일어나지 않으면 무엇을 수행하겠습니까? 
 
 
화를 내지 않으면 화를 관찰할 일이 없고,
욕심이 일어나지 않으면 욕심을 알아차릴 일이 없습니다. 
 
망상이 일어났다는 것은 수행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수행의 재료가 나타난 것입니다. 
 
 
문제는 망상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망상이 일어난 줄 모르는 것입니다. 
 
앉아 있으면 잡생각이 일어납니다.
졸음이 오고, 분별이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수행의 장애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오히려 그것을 안 사실과 본 것이 수행입니다. 
 
생각이 일어나는 줄 알았고, 졸음이 오는 줄 알았고,
화가 나는 줄 알았고,욕심이 생기는 줄 알았습니다. 
 
모르던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행은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아는 것이고, 
 
망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망상이 일어나는 과정을 보는 것입니다. 
 
 
마음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은 허공 어디에서 갑자기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만지고 생각하는 자리에서 움직입니다. 
 
괴로운 마음도 거기서 일어나며,
즐거운 마음도..욕심도..
성냄도 거기서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수행은 일상을 떠난 특별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자도 그 자리에서 삶을 살고 수행하고,
가난한 사람도..출가 스님도..
재가자도 그 자리에서 삶을 살고 수행합니다. 
 
 
문제는 환경이 아니라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부처님이 성안에 계실 때보다
이 비구도 속가에 있을 때보다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더 적은 것으고 살고 있습니다. 
 
집도 없고,재산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행복하셨고 행복합니다. 
 
왜 그렇습니까?
마음을 다스릴 줄 알기 때문입니다.  

 

 

 

수행은 결국 일상에서 마음을 어떻게 쓰는가 하는 것입니다. 
 
누가 욕을 해도 따라서 욕하지 않고,
누가 거짓말해도 따라서 거짓말하지 않고,
누가 성내도 따라서 성질내지 않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무엇을 하느냐보다 내가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외부의 자극에 끌려다니지 않는 것,
그것이 자유입니다. 
 
그러므로 선정도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보고 있으면서도 끌려가지 않고,
듣고 있으면서도 휘둘리지 않고,
생각이 일어나도 따라가지 않는 것입니다. 
 
화가 일어나면 화가 일어난 줄 알고,
욕심이 일어나면 욕심이 일어난 줄 알고,
부끄러움이 일어나면 부끄러움이 일어난 줄 압니다. 
 
그리고 조금씩 그 마음을 바르게 바꾸어 갑니다.
이같은 지각활동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수행입니다. 
 
수행은 세상을 떠나는 일이 아닙니다.
보고 듣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바로 그 자리에서 마음의 주인이 되는 일입니다. 
 
그 자리에서 자유로워지는 것,
그것이 수행의 시작이며 또한 수행의 완성입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