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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

작성자소 원|작성시간26.06.12|조회수18 목록 댓글 1

산다는 것 / 박경리

체하면
바늘로 손톱 밑 찔러서 피 내고
감기 들면
바쁜 듯이 뜰 안을 왔다 갔다
상처 나면
소독하고 밴드 하나 붙이고
정말 병원에는 가기 싫었다
약도 죽어라고 안 먹었다
인명재천
나를 달래는 데 그보다 생광스런 말이 또 있었을까

팔십이 가까워지고 어느 날부터
아침마다 나는
혈압약을 꼬박꼬박 먹게 되었다
어쩐지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허리를 다쳐서 입원했을 때
발견이 된 고혈압인데
모르고 지냈으면
그럭저럭 세월이 갔을까

눈도 한쪽은 백내장이라 수술했고
다른 한쪽은
치유가 안 된다는 황반 뭐라는 병
초점이 맞지 않아서
곧잘 비틀거린다
하지만 억울할 것 하나도 없다
남보다 더 살았으니 당연하지

속박과 가난의 세월
그렇게도 많은 눈물 흘렸건만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잔잔해진 눈으로 뒤돌아보는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젊은 날에는 왜 그것이 보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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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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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문향 | 작성시간 26.06.19 ' 청춘은 너무나 짧고 아름다웠다 '

    이 세상을 살다 간 사람들도 그랬을 것이고
    지금 이 세상에서
    같이 숨 쉬며 동행하고 있는 모든 이들도 그렇게
    짧았던 청춘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아니라
    현실의 굴래에 묶여 살다보니
    망각하듯 모르고 지난 후에
    으스러진 몸뚱이 내려다 보면서
    젖어드는 눈시울에 비추인
    푸르른 날의 세월을
    회한 하는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그 뜨거운 눈물도
    한 편의 작품으로 그려내는 시인들이 부럽답니다.

    감독하면서도
    고이는 이 눈탱이의 물끼가
    어이 이리도 시원한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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