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라는 것 - 천 양희
눈물로 된 몸을 가진 새가 있다
주둥이가 없어 먹이를 물 수 없는 새가 있다
발이 없어 지상에 내려오면 죽는 새가 있다
온몸이 가시로 된 나무가 있다
그늘에서만 사는 나무가 있다
햇빛을 받으면 죽는 나무가 있다
운명이란 누가 쓴
잔인한 자서전일까
파도는 하루에 70만번씩 철썩이고
종달새는 하루에 3000번씩 우짖으며 자신을 지킵니다
용설란은 100년에 한 번 꽃을 피우고
한 꽃대에 3000송이 꽃을 피우는 나무도 있습니다
벌은 1kg의 꿀을 얻기 위해
560만송이의 꽃을 찾아다니고
낙타는 눈이 늘 젖어 있어 따로 울지 않습니다
일생에 단 한번 우는 새도 있고
울대가 없어 울지 못하는 새도 있습니다
운명을 누가 거절할 수 있을까요

2026 - 06 - 14 - edit - 아침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