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오늘 돈 좀 썼어’ / 김명선
* MZ세대의 기부
이달 초 직장인 커뮤니티에 ’오늘 자랑 좀 할게, 나 돈 좀 쓰고 왔어‘ 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대 기업사의 30대 직원인 박 모씨로 ’성과급을 받아 피자, 과일, 견과류 등을 사서 세종시 영명보육원에 후원하고 왔다는 내용이다. 내 인생 가장 현명하고 행복한 소비였다‘며 몹시 뿌듯해 했다. 그는 학창시절이 너무 힘들어서 취업하면 아이들에게 기부하려고 했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면서 ‘큰 돈을 쓴 것도 아닌데 내가 위로받고 온 기분’이란다.
이 글은 또래 2030 회사원과 공무원 전문직 네티즌의 폭발적인 반응을 낳았다.
‘나도 가까운 보육원에 연락했다’ ‘아이들 학습 지도등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는 댓글과 관련 글이 수 백개 달리게 된 것이다.
이에 S사 직원은 ’2 탄을 올려 ’이 보육원이 도서관 리모델링에 필요한 4000 만원을 모금 중‘이라고 전하자 50~60 만원의 기부금 송금 인증샷이 줄줄이 올라왔다. 실제 영명보육원측은 본지에 ’곧 모금액이 채워질 것 같다. 다양한 분들의 후원은 꾸준히 있었지만 젊은 분들의 에너지가 워낙 커서 놀랐다‘고 했다.
기부 봉사 분야에서 그동안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던 MZ세대의 참여 열기가 주목받고 있다. 은퇴를 전후해 여유 있을 때 남 돕는 일에 나섰던 기성세대와 달리 일찍부터 작게라도 사회에 기여하며 자기 효능감을 높이려는 욕구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시 지원봉사센터에 따르면 20대가 33%로 전 연령대 중 1위를 차지하며 60대가 뒤를 이었다 한다
MZ사이에선 ’봉케팅(봉사+티케팅)이란 말이 있다. 뜻은 봉사 인력모집 앱 등에서 각종 봉사 공지가 뜨면 마치 인기 콘서트 매표 경쟁처럼 단 몇 초 만에 마감되는 것을 뜻한다. 보육원 복지관 환경단체 등에선 주말엔 대학생 직장인 동아리 활동이 몰려 자리가 없다 할 정도다. 30대 회사원 조모씨는 대학시절 지체장애자 교육봉사를 했고 요즘은 보육원에 관심이 있다고 한다. 그는 ‘M Z는 일에서 의미를 찾거나 자기 효능감을 느끼기 어려워 자원봉사를 하는 것 같다. 친구 중에 비혼주의자도 많은데 아이러니하게도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고 싶다’ 는 이도 있다는 것이다. 환경상 아이를 키우는 것이 꺼려지지만 아이 자체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
도덕적 물의를 일으킨 유명한 연예인을 매장시키거나 선한 자영업자의 매출을 올려주는 ‘돈 쭐 내기’역시 사회의 건정성을 높이고자 하는 분위기 확장에 속한다. 소셜미디어는 이런 여론을 더 빠르고 강렬하게 키운다.
나눔문화연구소는 ’소외계층에 대한 동정심‘ 만큼이나 ’본인의 행복감‘이 중요하게 꼽힌다. 사회적 책임이나 종교적 신념을 내세우는 중장년층과는 다른 지점이다.
MZ의 기부와 봉사에는 특징이 있다. 우선 소액이라도 수혜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한다는 것이다. 유명 자선 단체는 중간에 사업비 홍보비로 빼먹는게 많다고 들었다. 단 한 아동이라도 직접 후원하면서 어떻게 커가는지 알고 싶다. 그래서 ’1원도 빼 먹지 않고 전달한다‘며 기부 내역과 결과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곧장기부‘ 같은 플랫폼이 인기다. 또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하는 봉사를 선호한다.
연예인들이 병원을 기부 대상으로 삼는 또 다른 이유는 기부의 쓰임새를 정할 수 있는 ’지정기부‘가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소아 의료‘’암 연구‘등처럼 용도를 정해주면 병원측은 다른 목적으로 기부금을 쓸 수 없다. 다른 곳보다 병원 기부가 일반 대중의 호감이나 공감을 더 끌어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중인기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가족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느슨해졌지만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는 이들과의 자발적 교류는 갈망한다는 분석, 각 기업과 지자체는 젊은 층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봉사 클럽 결성을 독려하는 추세라고 한다.
나도 어느 날 월드비전을 알게 되었고 모든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강력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진짜 변화를 완성한다는 문구를 보았다. 월드비전은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아동 가정 지역사회가 스스로 일어서는 세상을 꿈꾸며, 오늘도 자립의 여정을 함께한단다. 기후변화대응 지역개발 식수 위생 꿈 지원 취약아동특화 북한 식수 등이 있었는데 나는 자립 준비 청년 돕기를 선택했다.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가 되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자립 준비 청년(보호종료 아동)은 하루아침에 스스로 자신의 보호자가 되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 아이들을 위해 수많은 후원자의 든든한 응원과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리고 후원자의 손을 잡고 막막했던 홀로서기가 아닌 설레는 자립을 시작한 아이들을 만나보라고 한다. 자립 준비는 당사자가 필요로 하는 물품 파악지원, 시설퇴소 시점에 맞춰 적절한 시기에 물품 지원, 단순 물품지원에 그치지 않고 담당자와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다각적인 방향으로 자립 준비 청년을 지원했다고 한다.
’후원자를 만난 후 아이들의 삶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고 전보다 행복하다고 느끼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훌쩍 자랐습니다. 이제 아이들은 후원자의 도움을 밑거름 삼아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자신의 길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에 오직 나 혼자’라는 생각으로 외로움과 두려움에 빠져있던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자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신 후원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월드비전은 후원자님과 함께 자립을 앞둔, 또 자립 생활을 하고있는 아이들은 더 많이 도울 수 있도록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가끔 이런 문자를 받는다. 나의 작은 기부가 조금이라고 도움이 된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어제는 월드비전에서 ’배우 이준호와 함께하는 아이의 선택 초즌, 이라는 문자가 왔다. 아동 후원을 시작하면 후원자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아동의 사진을 받는다. 후원받는 아이들은 후원자의 얼굴도 모르지만 편지를 쓰고 인사를 한다. 하지만 아이들도 후원자님이 궁금하다. 그래서 월드비전은 생각했다. 아이들이 먼저 후원자를 보고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이것이 바로 월드비전이 특별한 초즌파티를 준비한 이유라고 한다. 후원자님이 사진을 보내면 아이들이 사는 마을에서 초즌파티(CHOSEN PARTY) 가 열리고 아이들이 직접 후원자님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선택의 기회가 거의 없었던 아이들에게 자신의 후원자를 스스로 선택하는 기회는 아주 큰 선물이 된다고 광고한다. 그리고 아이가 참석할 파티에 내 얼굴이 잘 보이는 사진을 보내라고 한다. 아이들의 사진이 아닌 후원자의 사진으로부터 시작하는 특별한 만남이라고 한다.
지금 초즌, 아이의 선택 정기후원에 참여하면 이준호의 캠페인 촬영 컷과 친필 싸인이 담긴 스페셜 엽서를 드린다고 끝을 맺는다.
한 알의 밀알이 자라서 무성해지고 열매를 맺듯이 작은 물방울이 흐르고 흘러 큰 개울이 되고, 강으로 너른 바다로 나아가듯이 주위를 돌아보는 작은 보탬이 큰 기쁨이 되어 내 가슴은 뜨거워지고 내가 위로를 받는다.진정으로 살 맛 나는 세상은 언제나 ‘사랑’ 으로 귀착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