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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최형만 ] 봄날의 공원

작성자박호|작성시간26.06.05|조회수1 목록 댓글 0

봄날의 공원

 

최형만

 

 

애인이 없어도 봄은 환하죠

공원을 흔드는 웃음은
즐거운 공포가 뒤섞인 울음 같아요
그래서 한 웃음이 작아질 때

반대쪽에서 지르는 비명은 더 큰 입술의 소리

올라탄 그네를 멀리 두고 봄은
미끄럼을 타기도 해요
계절은 꽃가루가 날릴 무렵이면
또 모습을 바꿀 텐데요

빈자리에 그늘이 질 때마다 해 뜨는 아침과 해 지는 저녁이 닮아갔는데
그때마다 아이들은 왜 공원을 떠났을까요

돌아보지 않고 날아간 새들의 기분을
왜 그때쯤 알게 되는 걸까요
공원을 버리면서 우는 법을 배우는 아이들

바닥에 해가 드는 것처럼
빛나는 봄날은 공원에서 자라나 봐요
이쪽에서 봄바람이 올라탈 때마다
저쪽에서 최선을 다해 삐걱이는 시소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어
‘공’이 붙어버린 이름엔
손때 묻은 정글짐도 열병처럼 달아오를 텐데요

그러니까 봄날의 공원은
애인도 없이 배우는 이별 같아요

 

《2026 창작세계 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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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시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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