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 위에 수석은
이연자
바오바브나무 숲 그늘 같다
코끼리 영혼은 푸른빛이라는데
수석은 나를 바오바브나무가 있는 곳으로 데려간다
해를 삼킨 바오바브나무
저녁이 되자 희뜩희뜩한 어스름으로 출렁거린다
바오바브나무는 코끼리가 심어놓은 우물
그 속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코끼리의 영혼은 수석으로 숨어들었으리라
바오바브나무, 수십억 광년의 어둠에 잠겨 있으니
까맣게 죽은 나의 발톱에도 피가 다시 흐른다
이 세상의 마지막 코끼리 여왕이
풀뿌리 하나씩 물고 숨을 고르고 있을 때
휘어져 있는 것은 저 지평선이 아니고
몸을 벗고 가는 저 달이 뜨는 입구가 아닐까
비를 기다리는 바오바브나무, 사실은
제 몸속에 코끼리 울음 같은 천둥을 키우고 있어
원을 그리고
크고 힘센 바람을 곁가지에 숨겨두었으리라
탁자 위의 수석은
코끼리의 심장에 박힌 뼈라고
심장의 뼈만이 땋아낸 푸른빛이라고 속삭인다
아프리카를 다녀온 지 서른 해가 지나서야
저 영롱한 말을 알아듣게 되었다
ㅡ시집 『벼락 꺼내 오기』(시인동네,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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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