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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얘기

백수 탁구매니아의 사는 이야기 (24)

작성자탁도리탕[경기]|작성시간09.03.30|조회수282 목록 댓글 10

자치위원장 K씨의 전화를 받고나니,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질 않았다. 바로 동장님을 뵈러 동사무소로 향했다. 전엔 희망을 갖고 찾아갔던 그곳이었는데...꼭 자살하러 한강가는 기분이다. 내 스스로 강사자리 포기하겠다고 말하러 가는거니 말이다.

 

가니깐, 동장님이 보시더니 반겨주신다. 모 자치위원장한테 얘기를 들으니, 자치위원장들 뜻이 선수출신을 쓰자고 그렇게 모아졌다는데 나때문에 무리하시지 말라고 난 괜찮다고 동장님께 말씀 드렸다. 그런데 동장님은 아냐~ 하시면서 다른 자치위원장들은 탁구에 별로 신경도 안쓰는데 K씨가 한 여자선수출신을 데려와서 꼭 이사람이 해야 한다고 밀더랜다. 그러면서 직원을 시켜 그 사람 지원서를 가져와 내게 보여주며 아는 사람이냐고 물으시는데...엇~! 이 사람은...옆동네 KJS 탁구장에서 몇번 뵜던분...내가 게임 한번 해서 이겼었는데...

 

이럴수가...처음에 나를 밀어준다던 K씨가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자기 혼자만의 뜻이면서 자치위원장들의 모두의 뜻인양 나를 속여서 포기하게 만들고 자기 친분있는 사람 밀어주려 한것 아닌가...그것도 뭐 대단한 선수출신이나 써서 탁구붐을 일으키느니 어쩌니 하더니 그 대단한 사람이 50세 넘은 여자선수출신이라니...

 

아무튼 동장님은 그래서 그 여자 선수출신(A씨)와 내가 반을 나눠서 맡도록 하려고 하신단다. 선수 필요 없다고 주민들과 같이 잘 호흡할수 있는 사람이면 된다고 하신다. 탁구를 아는분도 아닌데...오오 ^-^  그건 내가 자신있다고 했다. 동장실로 날 데려가시더니 안에 있던 자치위원장 두분께 날 소개시키면서, K씨가 데려온 A씨와 내가 반을 나눠서 맡도록 해보자고 말씀하신다. 더 잘하는 쪽으로 사람들이 몰릴테니,누가 잘 하는지 경쟁시켜보면 좋지 않겠냐고 하시니 자치위원장 두 분이 끄덕이면서 그럼 나를 추천해주겠다고 대답하셨다. 오~예~ 오늘 여기 오길 정말 잘했다...그냥 전화로 강사자리 포기하겠다고 동장님께 말씀드릴까 했는데...자세한 내막을 알고 오히려 자치위원장 두 명을 직접 뵙고 내편으로 만들고 왔으니 ^_^  동장님과 자치위원 두 분은 암튼 그렇게 되도록 애써보겠다는 뜻이고 정해진건 아무것도 없으니 미리 김칫국 마시지는 말라고 당부도 하셨다. 그래도 그저 감사할 따름이죠 ^^ 

 

되돌아 오는길...한강에 자살하러 가는 기분이었다가 절망속에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다. 이제는 될것만 같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절반은 내가 맡겠지...그렇게 계속 해나가다 보면 길이 열리겠지...문득 K씨와의 관계는 이제 어떻해야 좋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완전 배신당한 기분...그렇지만 그 사람도 탁구를 좋아하고 나름대로 자기 동네 탁구교실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겠지...아무리 그래도 어찌 이럴수 있단 말인가...그 사람은 어차피 다시 나를 볼 면목이 없겠지...어쩌면 그사람은 내가 자기 말대로 하겠다 해놓고 뒷통수 친걸로 생각하지 않을까....에이 모르겠다...나는 대인(大人)이 될거니깐...암튼 마음을 크고 넓게 갖자. 나중에 만나거나 전화하더라도 지난일은 생각 말고 앞으로 잘 지내도록 해야지...

 

T 탁장에서 선배님 한분만 레슨하느라 용돈벌이 조차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인간적인 친밀함으로 서로 의지하며 즐겁게 레슨할수 있었고, 좀 있으면 좋은 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갖고 다니고 있었다. 동사무소에서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그러던 어느날 전화가 왔다. 헉 동사무소랜다. 근데 합격 통보가 아니라 면접보러 오라는 전화다. 엥...? 동사무소 탁구강사에 면접이라니...허 참...처음 시작하는거고 지원자가 많으니 그런가 보다. 대체 면접은 뭘 볼까...그냥 얼굴과 인성을 보려는 것이겠지 뭐 별거 있을려고...하는 생각으로 운명의 날을 기다리며 면접을 보러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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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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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로린(전남) | 작성시간 09.03.30 가는데..........쩜쩜쩜....결과가 기다려짐^^
  • 작성자하나로[순천] | 작성시간 09.03.30 두두두둥... 기다려집니다. ^^
  • 작성자겨울산행1(충북) | 작성시간 09.03.31 좋은 소식 기다려 봅니다
  • 작성자애벌레(안산) | 작성시간 09.03.31 저도 존 결과 있길 바래요~^^
  • 작성자적토마(부산) | 작성시간 09.03.31 멋진 반전입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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