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서시(序詩)
소리 내어 우는 바람은
아직 머무를 곳을 찾는 몸부림이어니,
가장 매서운 겨울은
아무런 기척도 없이 하얗게 찾아온다.
내 안의 에너지를 거두어
너라는 세상의 불을 끄는 일.
원망도, 미련도, 한 자락의 변명도
그저 고요의 바다 밑으로 가라앉힌다.
돌아보지 않는 걸음에는 무게가 실리고,
닫힌 문틈 고요 위로
남겨진 자의 끝없는 질문만이 겉돌 때,
나는 비로소 내 삶의 주인이 된다.
억지로 마음을 꺼내어 보여주지 않기를.
분노를 소모하여 나를 닳게 하지 않기를.
오직 깊은 침묵이라는 단단한 방패로
상처 입은 내면을 조용히 감싸 안을 뿐.
세상의 모든 소음이 멈추는 곳에서
나는 가장 품위 있게,
그리고 단호하게
나의 내일 향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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