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2주간 화요일: 거룩함을 수호하는 영적 분별력
연중 제12주간 화요일
1독서: 2열왕 19,9ㄴ-11.14-21.31-35ㄱ.36 <나는 이 도성을 보호하여 구원하리니, 이는 나 자신과 다윗 때문이다.>
복음: 마태 7,6.12-14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제목: 거룩함을 수호하는 영적 분별력
1. 성전 바닥에 펼쳐진 위협
기원전 701년, 아시리아의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했습니다. 산헤립 임금은 편지를 보내 하느님을 조롱하고 항복을 종용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 유다의 히즈키야 임금은 인간적인 외교나 무력에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주님의 집으로 올라가 그 편지를 하느님 앞에 펼쳐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저희를 저자의 손에서 구원하여 주십시오. 그러면 세상의 모든 왕국이, 주님, 당신 홀로 하느님이심을 알게 될 것입니다."(2열왕 19,19) 히즈키야는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을 세상의 돌과 나무 신상처럼 취급하는 이방 왕의 오만을 직시하며, 오직 참되신 주님께만 모든 것을 의탁했습니다.
2. 진주를 짓밟는 이들에게
히즈키야가 마주했던 아시리아의 조롱은, 오늘날 복음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는 세상의 시선과 닮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를 통해 엄중히 경고하십니다.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고, 너희의 진주를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마라."(마태 7,6) 이 말씀은 복음의 진리를 무분별하게 대하는 '지나친 느슨함'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입니다. 가치를 모르는 자에게 건네진 진주는 발에 짓밟힐 뿐이며, 오히려 돌아서서 우리를 물어뜯는 무기가 되기도 합니다. 영적 분별력이 없는 곳에는 하느님의 거룩함이 머무를 수 없습니다.
3. 초대 교회가 수호한 성찬의 문
초대 교회는 이 말씀에 따라 성찬례의 거룩함을 엄격히 수호했습니다. 가장 오래된 교회 문헌인 『디다케』는 "주님의 이름으로 세례받은 이들 외에는 성찬례에서 먹지도 마시지도 말게 하십시오"라고 규정하며 이 구절을 직접 인용했습니다. 미사 중에 모시는 성체는 단순한 빵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고백하고 삶을 가다듬은 이들만이 다가설 수 있는 거룩한 신비입니다. 분별없는 태도로 성물을 대하는 것은 은총을 모독하는 일입니다.
4. 비좁은 길을 걷는 신앙
세상은 편하고 넓은 길을 가라고 유혹합니다. 남의 것을 쉽게 짓밟고 자기 이익을 채우는 길이 똑똑한 삶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마태 7,13)고 촉구하십니다. 남이 해 주기를 바라는 대로 먼저 베푸는 황금률을 실천하고, 성체의 거룩함을 삶으로 증언하는 길은 비좁고 험난합니다. 그러나 그 끝에는 영원한 생명이 있습니다. 우리는 눈앞의 편안함과 타협하지 않고, 영적 분별력을 지닌 채 이 좁은 길을 꿋꿋이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