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신문에서 본 기사들이다.
▲ 충북도교육청은 일선학교가 지출하는 공공요금 중 절반이 넘는 전기료가 매년 상승, 학생들의 교육활동과 학교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경향신문 2013년 8월 27일치)
▲ 일선학교에서는 통합안이 교육현장과 괴리가 있어 현행 유지안이 혼선을 최소화하는 안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일보 2013년 8월 28일치)
▲ 일선 교장들은 반강제적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으로 호응했다. (경향신문 2013년 8월 28일치)
‘일선 학교’, ‘일선 공무원’, ‘일선 교장’, ‘일선 교사’ 같은 말을 신문에서고 방송에서고 교육기관에서고 흔하게 쓴다. ‘일선’이 도대체 무슨 뜻일까? 우리 말 사전(<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으면 다음과 같이 뜻풀이를 해놓았다.
일선(一線)[-썬] 「명사」 「1」 하나의 선. 또는 중요한 뜻이 담긴 뚜렷한 금. 「2」=제일선「1」. 「3」『군사』=최전선 「2」.
뜻풀이로는 두 번째 뜻이 가장 가깝겠다. ‘제일선’을 찾으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제일선(第一線) 「명사」 「1」 일을 실행하는 데에서 맨 앞장. ≒일선01 「2」. 「2」『군사』=최전선 「2」. 「3」『군사』여러 개의 진지로 이루어진 방어선 가운데 가장 앞쪽에 있는 진지선.
일을 할 때 맨 앞자리에 있는 학교는 ‘일선학교’고, 거기서 일하는 교사는 ‘일선교사’다. 하지만 맨 앞자리에 서 있는 교사가 있고 학교가 있다 치면 가운데 자리나 맨 뒷자리에 있는 교사나 학교는 어디 있나? 그곳은 또 뭐라고 해야 하나. '이선 학교'라고 하나. 신문이나 방송에서 '○○○ 회장, 경영 이선으로 물러나 할 때'처럼 쓰기도 하지만, '일선 교사'나 '일선 학교' 하면 현장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사람이 저 아래쪽을 내려다보고 할 때 쓰는 말처럼 느껴진다. 의미를 곱씹어 보면 ‘말단’이라는 말하고 뜻이 절묘하게 겹친다. 말단은 ‘맨 끄트머리’나 ‘조직에서 맨 아랫자리’를 가리킨다. 어찌 보면 ‘일선교사’라는 말은 ‘말단교사’라는 말을 바꿔 쓴 말인지 모르겠다. 돌이켜보건대 유신 시대 이후 학교는 법으로 공문으로 교장의 명령으로 학생을 통제하는 말단기관이었고 교사는 그 일을 묵묵히 하는 마름이었다. 지금도 대통령 말 한 마디면 교과서가 바뀐다. 말로는 가장 밑바닥에서 학생 교육에 힘쓰고 애쓴다 위한답시고 쓴 말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일선학교’나 ‘일선교사’ 하면 ‘교사―교감―교장―교육장―교육감―장관’으로 이어지는 승진의 사다리가 자꾸 떠오른다. 그래서 악착같이 이런저런 승진점수를 알뜰히 모아서 ‘이선학교’로 가려고 애쓰는 일선교사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다.
내가 생각하는 학교는 '학생과 교사와 교감과 교장이 동료가 되는 학교'이다. 학생을 미숙하다고 내려다보지 않아야 한다. '합리적 판단' 또는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차이를 차별하고 현실의 불의와 불평등을 당연한 것으로 보는 눈을 거두어야 한다. 동료가 되려면 미숙하니까 경험이 없으니까 가르치고 지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잊어야 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둥글게 모여앉아 함께하니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더라 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학교다. (2013.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