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한다’는 말
"대놓고 마음껏 디스하라"
어느 정당이 ‘○○○를 발전시키는 젊은이들의 리얼 디스전’이라고 이름 붙인 공모전이다. 디스하라? 이 말이 무슨 말인가 했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땐 이것 저것 할 때 디스(this)인 줄 알았다. 이게 무슨 말인가? 자신들한테 하고 싶은 말을 눈치 볼 것없이 마음껏 욕해달라는 말이다. 최고로 잘한 사람(?)을 뽑아 백만 원을 상금까지 준단다. 욕 잘해도 돈 버는 세상이다. 방송이나 인터넷 또한 이런 분위기를 부추긴다. 곧잘 거친 막말을 두고 ‘직설, 독설, 돌직구’ 같은 말로 호들갑을 떤다. 말을 쏟아내는 사람은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관객 처지에서야 즐거울지 몰라도 그 말로 곤혹스러워할 사람 마음도 헤아려줘야 하지 않을까.
요사이, 힙합 디스전이 인터넷을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다. 랩으로 다른 히퍼를 깎아내리거나 험한 말, 욕설, 폭로를 쏟아내고 다시 그쪽이 맞받아치는 식이다. 스윙스, 어글리덕, 테이크원, 이센스, 다이나믹 듀오 같은 히퍼들이 끼어들면서 판은 더욱 커졌다. 우리 나라 정치판도 그에 못지 않다.
디스(diss)는 ‘무례하다, 결례를 저지르다’는 영어 ‘disrespect’를 줄여 쓴 말이다. 다른 사람 허물을 랩에 담아 공격해서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 주는 힙합 문화를 가리켜 ‘Diss’라고 한단다. 히퍼끼리 욕하거나 아이돌을 비난하거나 사회 부조리를 나무라거나 서로 비밀이나 사생활을 까발리기가 있단다. 일테면, ‘제리케이’라는 래퍼는 “성역화된 어떤 정보기관을 점령하고, 자신들의 말에 반대해 온, 국민들의 절반을 반체제 또는 빨갱이에 놀아난, 꼭두각시로 봤단 사실에 분노할 것임”이라고 <시국선언>이란 랩에서 꼬집었다.
‘디스한다’는 생각보다 뜻넓이가 넓다. 하지만 ‘욕한다’, ‘깎아 내린다’, ‘나무란다’, ‘비난한다’ 같은 말로 얼마든지 쓸 말이 있다. 더구나 이게 문화라고 ‘놀이’가 되고 막말을 부추기는 대회를 여는 세상이니 솔직히 할 말을 모르겠다. (2013.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