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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는 '거품'이라고 써야

작성자이무완|작성시간12.03.11|조회수300 목록 댓글 0

‘기포’는 '거품'이라고 써야 

 

언제부터인가 ‘거품’이라는 토박이말을 버리고 ‘기포’라는 말을 쓴다. “대리석에 묽은 염산이 반응하여 기포가 발생한다”든지, “사이다를 따를 때 생긴 기포는 이산화탄소다”고 한다. 이 말은 교과서가 앞장서서 퍼뜨린 한자말이다. 교과서에 ‘기포’라고 쓴 데를 보겠다.

 

• 물을 가열하면 물속에서 작은 기포가 생깁니다. 가열할수록 기포의 크기와 수는 증가하는데, 이 기포는 물이 수증기로 변한 것입니다. (과학 4-1, 147쪽)

• 산성 용액에 달걀 껍데기나 대리석처럼 탄산칼슘이 들어 있는 물질을 넣으면 기포가 발생하며 녹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과학 6-1, 70쪽)

• 어떤 용액에 달걀 껍데기를 넣었더니 기포가 발생하며 녹습니다. (과학 6-1, 87쪽)

 

이것을 보면 모든 교과서 글에서 죄다 ‘기포’로 써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보는 교과서가 이래서야 되겠는가. 교과서에 ‘기포’라고 해놓으니 가르치는 교사도 쉬운 우리 말로 ‘거품’이라고 말할 줄 모른다. 자연스런 귀결이겠지만 ‘기포’라고 말하는 선생 밑에서 ‘기포’라고 적은 교과서를 자꾸 읽으면 아이들도 저절로 ‘기포’라고 쓸 수밖에 없다. 그게 좋은 말인 줄 알고 따라간다. 제 나라 말을 튼튼히 쌓아올린 바탕 없이 어찌 과학의 이치를 쌓아올리겠는가.

‘과학’, ‘사회’, ‘철학’, ‘민주’, ‘문학’ 같은 말이야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써야 한다. 그러나 ‘기포’란 말은 ‘거품’이라는 우리 말이 있으니 안 써도 될 말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안 쓰거나 덜 써서 교과서에 쓴 말이 모조리 ‘거품’이라고 하면 얼마나 좋겠나 싶다. (2012.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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